빚투 25조원, 이자 부담에도 주가 상승 기대 커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증권사들 대출 속속 중단 반대매매 우려 상승, 지난달 14년 만에 최대치
  •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재차 25조원을 넘어서며 경고음이 지속되고 있다. 신용공여 한도가 바닥난 증권사들은 잇따라 신용융자 거래를 중단하며 대출 창구를 걸어 잠그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5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이후 이달 2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역대 최대 기록(18일 25조6111억원)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용융자 금리도 뒤따라 오르면서 빚투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빚투가 주춤해질 것이란 진단도 나왔지만, 최근 지수가 상승하자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소폭 인상만으로 빚투 열풍을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현행 0.75%의 기준금리가 적정 수준에 비해 1.8%포인트 낮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주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빚투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거래를 중단하며 대출 창구를 조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수준이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는 200%까지 가능하다.

    이날부터 대신증권은 신용·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용거래융자와 신용거래대주 신규 거래를 중단한다. 별도 공지 전까지 해당 서비스는 중단된다. NH투자증권은 오는 15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신규 거래를 중단한다. 지난달 12일부터 증권담보융자(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신용대출까지 막고 나선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도 대출중단 행렬에 동참한다.

    이자 부담에도 빚투는 늘어나면서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대매매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기한 내에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것이다.

    지난달 1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421억원이다.

    반대매매 규모가 400억원을 넘은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최대치(1월14일 387억원)도 훌쩍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는 100억원대로 감소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9일 기준 5.5%다. 지난달 19일 10.8%에서 25일 3.7%까지 감소했으나 이달 들어 4~6%대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