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 11만1000원 출발경쟁사 대비 PBR 낮아 경쟁력연기금 등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
  •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자료사진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자료사진
    조선업으로는 20년만에 증시에 입성하는 현대중공업이 대장주에 올랐다.

    17일 코스피에 상장한 현대중공업은 공모가 6만원보다 85% 높은 11만1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다. 시가총액 규모만 9조8538억원에 달한다. 주가는 이날 오전 9시35분 기준 12만1000원까지 올라 시총 10조원을 넘어섰다. 기업공개(IPO) 당시 제시한 기업가치 5조3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몸값이다.

    현대중공업의 상장 흥행은 예고된 것이었다. 빅3 중 가장 큰 규모임에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시총 대비 겸손한 가격을 적어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시총은 3조8800억원, 대우조선해양은 3조1000억원 수준이다. 그결과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18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IPO 역사상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1882.9대 1 다음이다.

    일반청약 투자자 청약도 열기가 뜨거웠다. 청약 경쟁률 405.5대 1를 기록하며 증거금만 56조562억원이 쏠렸다. 조선업이라는 비인기 종목임에도 역대 IPO 중 6번째로 많은 증거금을 모았다. 2001년 대우조선해양 이후 20년만에 등장한 현대중공업의 안정성이 평가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PBR(주가순자산비율) 1.33, 1.10에 비해 현대중공업은 0.77~0.87에 그쳐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이라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가치와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사업 진출, 수주 호황기 생산성 극대 등의 요인으로 밸류에이션 상승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기관투자자들의 의무 보유 확약 신청 수량이 53.1%에 달하는 점도 상승세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200의 경우 상장 이후 15거래일 일평균 시가총액 기준으로 50위 이내에 포함되면 신규 상장 종목 특례편입이 가능하다. 연기금 등 대형 투자자본이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무버'를 콘셉트로 내세우고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1조원 중 7600억원을 초격차 기술확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 3200억원, 수소 인프라 분야 1300억원 등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현대중공업의 현재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 모두를 높이 평가해준 기관투자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이번 IPO를 미래 성장의 새로운 전기로 삼아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