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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규제①] 실수요자와 투자자 구분 '애매하네'

전셋값 폭등이 전세대출 키워
임대차 3법·집값 상승에 증가
고승범 "실수요자 피해 안돼"

입력 2021-09-17 10:06 | 수정 2021-09-17 17:02

▲ 고승범 금융위원장 ⓒ뉴데일리

금융당국이 계속 증가하는 전세대출의 규제 강화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가계대출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자칫 무주택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정밀한 정책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전셋값 폭등이 전세대출 키웠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조이기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한 상태이나 전세대출 증가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119조967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14조7543억원이 늘었다. 

전세대출 확대는 전셋값 급등에 따른 결과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전셋값이 따라 오르며 전체 전세대출 규모를 끌어올릴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에 따르면 8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4억4156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18년 1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인 4억4067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제 및 전월세상한제를 핵심으로 한 임대차 3법 시행에 따라 10.23% 상승하기도 했다. 

◆ 투자자 대상 핀셋 규제 한계

금융당국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폭인 6%대에 맞추기 위해서는 전세대출 규제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은행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조이기에 따라 8월 가계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으나 전세대출 증가세는 여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당국은 전세대출을 최대로 받아 전세보증금을 내고 일부는 주식·암호화폐 등에 투자하는 사례를 의심하고 있다. 전세대출이 2%대의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 투자자들의 유동성 창구로 활용되는지 들여다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전세대출의 실수요자와 투자자를 분별하기 어렵고 자칫 무주택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규제에 조심스럽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담보가 확실한 2년 주기 상품이기 때문에 총한도로 대출이 나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차주가 전세금을 달리 활용하더라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내에서는 당장 추석 이후 내놓을 가계부채 대책에 전세대출을 넣는 방안보다는 이달 말까지 상승 추이를 지켜본 뒤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역시 16일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전세대출, 집단대출 등이 많이 늘고 있는데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계속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유경 기자 orange@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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