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의 수입 증가 기대감과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3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0.20달러 상승(0.26%)한 75.03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22달러 오른 75.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거래일간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전환한 WTI의 경우 9월 한 달 동안 9.5% 뛰었고, 분기 기준으로는 2.1% 증가하면서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0.12달러 떨어진 78.5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원유 시장은 중국과 미국 원유 시장 상황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겨울철 에너지 수요에 대비해 비축량을 늘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의 수요 확대 기대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한정(韓正) 중국 부총리가 이번 주 초 국유 에너지 기업들에 겨울철 공급량을 확보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서 "중국이 석탄 부족으로 인해 에너지 위기가 경제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원유 시장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심각한 전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석탄 공급난과 정부의 엄격한 탄소배출 억제정책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인테르라오에 전력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30억㎾를 중국에 공급했다. 중국에 연평균 최대 70억㎾까지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의 대안으로 더 많은 석유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석탄과 천연가스 부족으로 원유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산유국들이 갑작스럽게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유가 상승 재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 산유국 협의체 OPEC+는 다음달 4일 회의를 통해 11월 산유량을 결정한다.

    최근 백악관까지 나서 증산을 압박해 왔지만, 이에 대한 주요 산유국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4일로 끝난 미국의 원유재고는 460만배럴 늘어났다. 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