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6월 발의·당론 확정에도 3개월째 무소식홍남기 부총리, 집값 폭등 트리거 될까 법 개정에 신중 매물급감·거래량↓시장 혼돈…정책 불확실성 해소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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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주택자 양도세 완화 개정안이 발의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감감 무소식이다. 정부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지 모른다며 법 개정에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어 실수요자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을 놓고 필요성과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살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8월 2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의원 14명이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안 관련 소극적인 의견을 내비친 셈이다. 1주택자가 집을 팔때 비과세 기준인 9억원을 12억원으로 올리는 개정안을 놓고 여당은 지난 6월 당론으로 확정했으나 현재는 국회 계류 상태다. 

    정부와 기재부가 1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놓고 고심하는 이유는 집값 상승 우려다. 그동안의 물가 및 최근 2~3년간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1주택자들의 세금 부담도 덩달아 올라 해결책은 필요하나, 법 개정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법 개정으로 실수요자 갈아타기가 활발해지면 주택 거래 가격 기준이 9억원에서 11억원대 주택들이 12억원(양도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으로 키맞추기할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상반기 이후 12억원대에 형성된 주택 매물이 급감하고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3만9639건을 기록했다. 지난 6월까지만해도 4만5233건을 기록했으나 매달 규모가 줄고 있다. 매물이 줄면서 아파트 거래도 뜸한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총 1380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7541건을 기록했으나 올해 7월 4697건으로 줄어들며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개업자들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 기대감으로 매도를 미루는 소유주들이 대부분이라 매물급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갈아타기 등을 고려하는 집주인들이 있으나 양도세가 만만찮아 법통과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9억원에 취득한 아파트를 2년 실거주한 뒤 12억원에 팔때 예상되는 세금만 5000만원 정도"라며 "부동산 중개수수료, 양도세, 새로 구입할 부동산 취득세를 고려하면 금액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양도세 기준 상향을 기다리는 소유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민청원을 비롯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빠른 양도세 비과세 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양도세 비과세를 기대하며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탓에 가계약이 파기돼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매수자가 잔금일자를 미뤄주는 대신 불법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등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가족구성원이 늘어 넓은 평수로 이사를 계획하는 1주택자들이 많은데 과도한 세금부담으로 집을 매도하고, 매수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라며 “서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정책을 실행해야 시장 혼란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