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카드사 CEO들과 비공개 간담회 진행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앞두고 의견 수렴 절차카드사, 신용판매 부문 적자 호소했지만 '암울'코로나19 및 대선정국 감안, 인하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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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들이 다음달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금융위원회에 신용판매 부문 적자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카드사들의 내년 가맹점 수수료 적자는 최대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카드사 CEO들을 불러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3년전에도 진행했던 과정 중에 하나로, 카드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금융위원회 국장 주재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사장 등이 참석했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지만, 카드사들은 신용판매 부문 적자를 적극 어필하면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불가하다는 것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과정을 설명하고, 수익성 관리를 당부하는 등 업계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가 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어려워진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귀뜸하는 자리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들은 2007년 이후 13차례 조정 과정에서 매번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더 이상 낮출 여력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2015년, 2018년에 이어 3년마다 진행되는 가맹점 수수료 적격 비용 재산정은 3년치 결산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향후 3년간 적용될 수수료를 정하게 된다.

    2012년에는 연매출 2억원 미만 가맹점에 대해 기존 전통시장 內 2.2%, 전통시장 外 3.6%에서 전통시장 내외 구분없이 1.8%로 인하됐다. 2015년에는 연매출 2억~3억원 가맹점이 2.7%에서 2.0%로 수수료가 인하됐다. 2017년에는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의 경우 0.8~1.3%에서 0.8%로 인하됐고, 연매출 3억~5억원 가맹점은 1.3~2.5%에서 1.3%로 인하됐다.

    가장 최근에는 2019년에 연매출 5~10억원 이하 가맹점이 2.3%에서 1.4%로, 연매출 10억~30억원 이하는 2.3%에서 1.6%로 인하됐다.

    따라서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는 연매출 ▲3억원 이하는 0.8% ▲3억~5억원은 1.3% ▲5억~10억원은 1.4% ▲10억~30억원은 1.6% ▲30억원 이상은 2.08%이다.

    체크카드는 매 구간마다 신용카드보다 0.3%p 낮다.

    30억원 이하는 영세가맹점으로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 약 280만개 중에 96%를, 30억원 이상은 일반가맹점으로 전체 가맹점의 4%에 불과하다.

    문제는 가맹점 수수료가 또 인하될 경우 카드사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란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지난해 이후 유동성 확대에 따라 조달·대손비용이 감소했고, 여행·숙박 등 주요 부가서비스 관련 이용액 및 지급수수료 감소로 마케팅 비용 등이 줄었다”며 “적격비용을 구성하는 주요 비용 항목들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과거와 유사하게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이 이뤄진다고 가정했을때, 수수료율 하향폭은 약10bp(0.1%)~20bp(0.2%) 수준으로 전망했다.

    즉, 0.1% 인하 시 카드사 합산 영업이익 손실액은 5200억원, 0.15% 인하 시 9200억원, 0.2% 인하 시 1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율 인하 여부 및 구체적인 수치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인하쪽으로 기울어 가는 것 같다”며 “내년부터 3년간 신용판매 부문의 적자가 벌써부터 우려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