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단계적 일상회복' 진입직격탄 맞았던 호텔·여행업계, 마케팅 기지개보복소비 수요 증가 예상에 실적 상승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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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방역체계를 ‘단계적 일상회복’의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한국형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한 기대가 커져가고 있다. 최근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의 일선 현장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아왔던 만큼 회복에 대한 열망은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소비 현장의 기대감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년 9개월여 만의 일상복귀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호텔·여행업계는 특히 반색하는 분위기다. '위드 코로나' 진행은 호텔·여행가에 오랜만에 숨통을 트여줄 전망이다.

    18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레저 업종이 상반기보다 하반기 이익 증가율이 높으면서 내년 연간 이익 추정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흑자전환하는 데 이어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0.2% 상향됐다. 

    앞서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지난 15일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호텔의 경우 객실을 100%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에 담겼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기간동안 객실의 '3분의 2'만 이용할 수 있었던 상황인만큼 호텔의 고심이 깊었던 상황이다.

    '보복 소비' 증가가 초래할 객실 수요 증가를 흡수할 수 있게 되면서 호텔업계는 움츠렸던 마케팅에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웨딩, 돌잔치, 비즈니스 미팅 등 극도로 위축됐던 행사 활성화가 예상되는 한편 '위드 코로나' 진행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온다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

    호텔들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실적 가시화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착수한 상태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롯데호텔, 롯데시티호텔, L7 등 전국 브랜드 호텔들의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롯데호텔은 올 3분기 시그니엘 부산의 프로포즈 패키지 실적이 2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관련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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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신라의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는 ‘온 유어 스테이, 온 유어 라이프(Own Your Stay, Own Your Life)’ 패키지가 MZ세대의 이용률 증가로 출시 한달 만에 약 1만개(객실 수) 이상 판매되는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라스테이 자체 조사결과 ‘온 유어 신라스테이’ 시즌4 예약 고객 중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20~30대 고객 증가율은 전년대비 10% 정도 증가했다. OTA 채널 등 외부채널로 예약한 고객까지 고려하면 MZ세대 이용률 증가는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신라스테이는 나 홀로 여가를 즐기는 혼캉스, 친구와 커플 등 소규모 단위로 이용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감안해 자기계발, 취미, 여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활동을 호텔에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셉트의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최근 선보인 '조선 팰리스'를 포함한 전 계열 브랜드에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웨스틴 조선 서울은 소규모 웨딩 수요 증가에 웨딩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웨스틴 조선 서울 연회팀 이지선 팀장은 “지속되는 거리 두기로 소규모 웨딩만이 가능해 수요가 특급 호텔로 더욱 집중되며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의 소규모 웨딩은 코로나19 이전인 19년 대비 약 3배 진행 건수가 증가했다”며 “창 밖의 황궁우를 배경으로 해 오로지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만 가능한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웨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위드 코로나'로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여행 예약률이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투어가 8월 대비 9월 한 달간 항공권 발매 추이를 비교한 결과, 8월과 비교했을 때 9월에 유럽 주요 노선의 항공권 발매가 600% 이상 급증했다.

    지난 7월 우리 정부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을 맺은 사이판 역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올해 사이판 예약자는 8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9월 예약자 4000명 달성 이후 약 한 달만에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현재 기준 사이판 패키지로 사이판 및 북마리아나 제도 내 이웃 섬 티니안, 로타를 여행한 총 인원은 1500명 이상이다.

    여행업계는 상품 라인업을 늘리며 '위드 코로나' 이후 보복 여행 소비 수요로 폭발할 여행 수요 흡수에 나섰다. 내년 초 해외여행 정상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2년여만에 여행사들은 흑자 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이달 초 전체 직원이 근무에 복귀하며 위드 코로나 시대 선제적 대비에 나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내년 연결 기준 3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모두투어(2억원)와 노랑풍선(97억원)도 내년에 흑자가 예상됐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단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터져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장기간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업계에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며 "완전히 코로나19 이전으로 매출이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차분하게 위드 코로나 시대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