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시간은 가맹택시수 반비례우티, 타다는 외곽서 안잡혀플랫폼별 기본 서비스 기준 요금차이 없어배차 짧은 카카오T 독점 지위 완고후발주자 경쟁력 갖추려면 독점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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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중인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후발주자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며 균열이 일어날 전망이다. 직접 카카오택시와 우티, 타다를 탑승하며 각 서비스의 특징을 비교해봤다.

    주말 오후 서울 시내에서 카카오택시, 우티, 타다를 다양한 조건에서 호출하고 탑승했다. 같은 구간을 이동할 때 배차시간과 요금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며 3사 서비스를 비교했다. 카카오T블루처럼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서비스가 아닌 기본 호출 서비스를 기준으로 했다.

    카카오택시의 가장 큰 장점은 배차에 걸리는 시간이다. 강남, 홍대 등 택시 수요가 많은 지역이 아닌 외곽지역에서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교차로에서 홍대입구역 방면으로 택시를 호출했을 때에도 20~30초면 택시가 잡혔다.

    반면 우티와 타다는 배차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외곽지역에서 콜이 거의 잡히지 않았다. 같은 조건에서 호출했을 때 우티는 배차가 되더라도 한강 다리 건너편 5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기사가 호출을 받기도 했다. 타다는 호출 시간이 1분을 넘기자 ‘주변에 있는 택시가 모두 운행중’이라는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이는 우티와 타다의 가장 큰 단점이다. 주변에 가맹택시가 있으면 잡히고 없으면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복불복 형태다. 시내에서는 우티와 타다도 호출에 걸리는 시간이 대부분 30초를 채 넘기지 않지만, 조금만 시내에서 벗어나면 위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택시 플랫폼 3사의 요금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15분 동안 서울 시내에서 4km를 운행하는데 드는 요금은 평균 7000원 수준이다. 3사 앱 화면에 보이는 요금은 500원도 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우티는 교통상황에 따라 예상되는 최저요금과 최대요금 구간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달랐지만 결제요금은 비슷했다.

    이처럼 카카오택시가 배차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요금도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몰리고 가맹택시를 독점하고 있다. 8월 기준 카카오T의 월간 이용자수는 1016만명, 우티와 타다는 각각 86만명과 9만명 수준이다. 카카오T는 1분기 기준 누적 가입기사 수 23만명에 달한다. 가맹택시 수도 카카오T블루는 2분기 기준 2만 6000대, 우티와 타다는 각각 2000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티와 타다는 승객의 행선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기사가 콜을 잡는 것을 차별화 포인트로 하고 있다. 추가 콜 요금을 받는 카카오T블루에서 시행하는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그러나 카카오T블루의 경우는 요금도 제각각 다른 데다가, 때에 따라 강제 배차가 되는 경우도 있어 직접 비교는 어렵다.

    카카오 가맹 택시기사 A씨는 카카오택시의 일반 배차 시스템을 지적하며 “일부러 예약을 띄워놓고 피크 시간대 시내를 배회하며 금액이 많이 나오는 목적지를 골라잡는 기사들이 많다”며 “이를 개선한 카카오T블루 서비스를 내놓아 택시 기사와 승객 모두 이용료를 더 내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택시기사 B씨는 카카오 택시의 창립멤버였지만 다른 플랫폼을 함께 이용하다 퇴출당해 우티와 타다 콜을 받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카카오에서 다른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하루만에 퇴출당했다”며 “이후 콜이 절반으로 줄어 배회영업을 해도 수입이 시원찮은 상태”라고 밝혔다. 덧붙여 B씨는 “카카오는 콜에서만 수수료를 떼는 게 아니라 배회영업을 포함해 모두 수수료를 뗀다”며 “우티와 타다도 지금은 무료로 서비스를 해놓고 나중에는 수수료를 떼겠다는 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배차과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승객들이 기존 카카오에서 우티나 타다 서비스를 이용할 유인은 부족하다”며 “후발주자는 가맹택시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그동안 보여준 일시적 프로모션을 뛰어넘는 수준의 차별화된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카카오의 독점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지적해오고 있는 입장에서 후발주자들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독점 행위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입법, 제도적인 측면을 보완해야만 후속 주자들도 경쟁력을 가지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