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파에 이달들어 편의점 3사 맥주 매출 하락세성수기 지나면서 두 달 연속 맥주 매출 하락 중'위드 코로나' 이후 수제맥주 성장률이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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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치가 끝나간다.”

    편의점 맥주 시장에 대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관전 평이다.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올해 사상 최고 히트작으로 기록되던 편의점의 맥주 매출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뤘던 편의점 맥주 시장의 성수기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갑작스런 추위가 본격화 되면서 맥주 매출의 상승곡선도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편의점 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 맥주 판매가 급증하는 반면 추워지는 겨울은 판매가 급감한다.

    실제 지난주부터 찾아온 한파는 맥주 판매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A편의점은 이달 10일부터 20일의 맥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지난 8월 같은 날짜의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10.3% 신장했지만 지난달 같은 날짜에 1.6% 감소한 이후 대폭 줄어든 것이다. 10월 들어 기온이 전년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 주효했다.

    B편의점과 C편의점의 경우도 비슷하다. B편의점은 지난 10~20일 맥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이곳은 지난 9월 같은 기간에도 전월 동기 대비 2.5% 성장세를 보인만큼 이달 한파로 인해 첫 감소세가 본격화 되고 있다.

    C편의점의 매출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월 대비 5.1% 줄었다. 지난 9월 10~20일에는 전월 동기 대비 2.7% 감소했고 앞선 8월 같은 날에는 8.0% 신장한 바 있다. 성큼 찾아온 추위와 함께 줄곧 상승해왔던 맥주 매출이 후퇴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시되는 족족 완판되던 수제맥주의 품귀현상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최대 히트작으로 꼽힌 CU의 ‘곰표 밀 맥주’가 대표적이다. 주요 CU 편의점에서는 올 여름 내내 품귀 현상을 보였던 ‘곰표 밀 맥주’를 대량 할인 판매하고 있다. 캔단위로 파는 대신 6개 묶음으로 대량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특징.

    이런 현상은 연말이 다가갈수록 보다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선언하면서 오는 11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완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저녁 모임이나 송년, 신년 모임도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가정용 맥주 시장의 규모는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향후 편의점 맥주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 편의점 수제맥주가 크게 부상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홈술·혼술 시장의 성장과 무관치 않은데,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 된 이후에도 이 성장률이 유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하루가 멀다하고 신제품이 출시되던 수제맥주도 당분간 신중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주요 편의점은 올해 뜨거운 키워드였던 ‘콜라보 수제맥주’ 이후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중이다. 편의점 CU는 맥주가 아닌 간편식 카테고리에서 ‘해표’와 손 잡은 콜라보 상품을 출시했고 GS25 역시 싸이월드와 손잡은 ‘싸이월드흑역사팝콘’, ‘도토리볼젤리’ 등을 선보이며 맥주 이외 카테고리에서 콜라보 열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유일하게 세븐일레븐은 맥주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에만 수제맥주 ‘교촌치맥’, 배달의 민족과 손 잡은 ‘굿 맥주’를 선보이면서 지속적인 맥주 시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색 콜라보가 MZ세대의 키워드가 된 만큼 앞으로도 편의점에서 이색 콜라보는 지속될 것”이라며 “더불어 맥주 성수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했다는 점에서 기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