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부분 실패에 관련주 내림세 개인 투자자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우주산업 개발 본격, 국산화 수혜 주목
  • ▲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된 누리호. ⓒ강민석 사진기자
    ▲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된 누리호. ⓒ강민석 사진기자
    국내 기술력으로 만든 발사체와 발사체 엔진이 탑재된 누리호(KSLV-II)가 미완의 성공으로 그친 가운데 우주산업을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관광사업과 군집위성 등 불가능에 가까웠던 사업들이 현실화되면서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개인은 누리호의 전체 발사체 조립책임을 맡은 한국항공우주(KAI)를 63억4056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직전 거래일(6억471만원)과 비교하면 10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0억8982만원, 6억3457만원어치 순매도하며 시장에 쏟아낸 매물을 그대로 받아냈다. 

    위성항법시스템 장비 업체 LIG넥스원은 개인이 3억5476만원, 기관이 1억5874만원 각각 순매수했다. 누리호의 엔진 총 조립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개인이 8265만원, 기관이 6억2001만원어치 사들였다. 위성통신 단말기 제조업체 AP위성도 3701만원의 개인 자금이 몰렸다. 

    누리호 발사가 부분 성공에 그치면서 우주항공 관련 종목들이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4.68% 추락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도 각각 4.46%, 1.58% 내렸다. AP위성(-8.47%), 쎄트렉아이(-6.17%), 제노코(-4.15%), 인텔리안테크(-0.73%)등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누리호 발사를 기점으로 국내 우주산업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독자적인 우주 수송능력과 우주 개발 역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시각이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누리호 개발에 300여개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등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민간 참여가 예상된다”며 “올해 5월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로 인해 해상발사 등 기존 대비 유리한 환경에서 저궤도 위성 발사가 가능해졌으며, 향후 고체연료 엔진 개발 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리호의 2차 발사 예정일은 내년 5월로 잠정 결정됐으며 이후 2024년, 2026년, 2027년에도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 정부가 향후 10년간 공공분야에서만 100기 이상의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고, 국내 우주산업 개발을 위해 R&D 투자에 꾸준한 지원의 뜻을 밝힌 점도 탄력 요인이다. 

    특히 저궤도 소형위성을 활용한 상업적 비즈니스 모델이 본격화되면서 인공위성 시장 성장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글로벌 소형위성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0.5%로 성장이 예상되며, 소형위성 연평균 발사 횟수는 과거 10년 대비 4.7배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윤 연구원은 ▲저궤도 소형군집위성 발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해외향 공급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 ▲우주정보활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 ▲지속적인 정부 사업 수주를 통해 국산화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