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자금 수요 늘어나 대출자산↑·예대마진↑금리 상승에 3분기 만에 작년 이익 앞질러
  •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가 역설적으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실적을 끌어올렸다.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 속 대출 수요가 급증한 데다 규제 전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까지 은행으로 몰렸다. 

    5대 금융지주는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수익을 뛰어오르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는 1∼9월 14조361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렸다. 구체적으로  KB가 3조77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 3조5594억원 ▲하나2조6815억원 ▲우리 2조1983억원 ▲NH농협1조824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KB와 신한은 올해 연간 수익 '4조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KB금융은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익 3조4552억원 보다 3000억원 이상 늘었다. KB금융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 누적으로 신한금융을 앞서서 순이익 1위 자리를 수성했다. 

    금융지주의 이러한 호실적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금리까지 오른 영향이다. 금융당국이 8월부터 강도 높은 대출 조이기에 나섰으나 9월까지 대출 막차 수요가 쏠리며 대출 증가세가 줄을 이었다. 

    게다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과 미국의 테이퍼링 예고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고 당국 규제 기류 속에 은행들의 시장금리까지 오르면서 예대마진이 늘었다. 

    특히 5대지주의 1~9월 누적 이자이익은 31조3140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20조4993억원에 이어 석달 만에 11조원이나 급증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3분기 이자이익은 각각 2조8543억원, 2조30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6%, 14%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이사철을 맞아 부동산 거래가 지속돼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등 수요가 계속된 영향이다. 나아가 가계부채 증가 억제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서며 이자마진은 더욱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올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따라 4분기까지 금융지주의 실적잔치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주당 260원 규모의 분기배당을 이미 결정했고 하나금융 역시 분기배당을 고심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3분기 은행권의 대출 중단사태가 이어지며 추가 규제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쳐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최대 실적을 낸 금융사들이 내년에는 실탄을 갖추고 공격적인 M&A를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