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28억에 그쳐… 전년比 87.8%↓2020년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뒷걸음질5대 신규 미래사업서 2030년 매출 10조 목표
  • ▲ 안현호 한국항공우주(KAI) 사장.
    ▲ 안현호 한국항공우주(KAI)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코로나19 후유증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해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KAI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전문경영인 안현호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19년 9월 위기속 구원투수로 KAI에 부임한 안 사장의 임기는 3년으로 2022년 9월까지다. 

    미래 먹거리 발굴로 KAI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게 안 사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국산 항공기 마케팅 활동 강화와 원가절감을 추진하는 한편, 핵심기술의 연구개발(R&D) 확대 등으로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지속이다. 민수 사업에서의 실적 부진이 전반적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다. 

    KAI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8% 쪼그라들었다. 매출은 13.5% 감소한 4451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43.5% 줄어든 70억원이다. 수주는 1조142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는 2020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KAI의 수악성 급락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민항기부품 사업 부진과 완제기 수출 차질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6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47.5% 감소했다. 이후 3분기에는 230억원 전년대비 51.9% 줄었다. 4분기에는 적자전환으로 돌아섰다. 영업손실은 83억원으로 전년동기(영업이익 777억원)와 비교해 내리매길을 걸었다. 

    올해에도 뚜껑을 연 실적은 바닥을 찍어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KAI의 부진한 실적은 이미 예고됐다. 안현호 사장은 지난 5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군수매출이 전체의 약 50%, 민수가 30% 나머지는 군수 수출이다"며 "코로나19로 출장을 가지 못하니 완제기 수출이 거의 제로가 됐다. 민수기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7.3%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6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감소했다. 

    시장에선 수익성을 이전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민항기 산업 전반의 정상화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봤다. 이에 급격한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KAI가 CEO 비전 발표회를 통해 밝혔듯 국내 완제기와 인공위성 분야에서 메인 사업자임은 분명하다"며 "다만 대부분이 장기 성장 전략이어서 단기 실적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출시 예정된 신제품들이 항공전투 및 우주개발에 집중된 특성이 있어 그 자체가 국책사업이라는 점에서 장기 성장 비전이 확고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AI 실적은 3분기 바닥을 치고 4분기부터 날아오를 전망이다"며 "지난 7월 1조1000억원(기제부품 7500억원, 완제기 35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고, 연말께 백두체계 7000억원 수주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바닥 구간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 중으로 당장의 실적보다 중장기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향후 우주 관련 매출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AI는 올해초 '5대 신규 미래 사업(항공전자·소프트웨어/시뮬레이터·유무인복합체계·UAM 등)'을 추진해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KAI 관계자는 "2025년까지 총 투자액 2조2000억원 중 45%인 1조원은 미래사업 등 미래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라며 "미래기술 기반 신사업을 추진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항공우주업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