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일회성 비용 제거하고 이익 성장세 지속석유화학-첨단소재 견조한 실적… 사상 최대치 전망배터리-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 탄탄… 성장 기대감도 여전
  •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빌딩. ⓒ이기륭 기자
    ▲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빌딩. ⓒ이기륭 기자
    리콜 리스크를 벗어낸 LG화학이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부문(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 회복과 석유화학 및 첨단소재 부문의 실적 지속으로 올해 초 설정한 매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나아가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등 탄탄한 성장 포트폴리오 역시 개선된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순항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LG화학은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1조1603억원의 4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8조9048억원에 비해 32.4% 늘어나면서 2019년 4분기부터 이어진 전년대비 개선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3분기 10조원에 비해서는 11.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영업이익은 3분기 7266억원에 비해 59.6%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1185억원에 비해서는 878%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3분기에 GM 볼트EV 리콜 충당금 6200억원을 반영하면서 전분기에 비해 66.0% 줄어든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대산 NCC 등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으나, 중국 전력 제한 조치 및 석탄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가동률 하락이 연말까지 지속할 전망으로, 현 수준의 견조한 수익성 방어는 가능할 전망이다.

    GM 리콜과 관련한 리스크를 덜어낸 전지 부문은 최근 메탈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고 판매가격에 전가되는 시차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해소되면서 가동률이 상승할 경우 매출 성장이 전망된다.

    LG화학은 장기적으로 메탈케미스트리 다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대형 원통형 전지, '코발트 프리' 전지 개발 등을 추진해 폼팩터 다변화도 지속할 전망이다.

    LG화학 측은 "품질 및 밸류체인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대규모 리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반제품 검사와 선별/진단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4분기에도 IT 소재 비수기 진입에 따른 계절성 영향 및 전방산업 수급 이슈 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본격 착수 예정인 분리막 사업 등 배터리 소재 중심의 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2조원, 영업이익 5조304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지난해 30조원에서 41.5% 늘어나면서 지난해 달성한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실적 발표 당시 설정한 올해 매출 목표 37조원을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코로나19와 리콜 관련 리스크에서 완연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조7981억원에 비해서는 195% 뛸 전망이다.
  • LG화학 여수 CNT 2공장. ⓒLG화학
    ▲ LG화학 여수 CNT 2공장. ⓒLG화학
    증권가에서는 북미 투자 확대로 배터리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배터리 소재 등으로 의미 있는 성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간 JV 설립이 발표되면서 내년 2분기 착공 및 2024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북미에 연산 40GWh 규모의 투자가 진행된다.

    기존에 발표된 투자계획을 모두 포함한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5~2026년이면 185GWh에 달할 전망이다. 매출로 환산시 북미에서만 연간 23조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미·중 분쟁 여파로 중국 기업의 북미 현지 진출이 제한적인 데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로드맵 가속화 등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과 실적 전망치는 지속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약 2000억원에 불과했던 배터리 소재 부문 매출액은 올해 약 1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의 정책 강화로 전방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급증하면서 주력 사업인 양극재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나아가 2026년에는 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 6조원 수준의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현재 6만t 수준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국내외 증설로 2026년에는 28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LG전자 CEM 사업 인수 및 도레이와의 합작을 통해 분리막 사업이 조 단위 규모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방열 접착제, BAS, 음극 바인더, 양극 분산제, 전해액 첨가제 등 기타 배터리 소재 및 셀, 모듈, 팩 소재의 실적 추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첨단소재 부문의 약 35%를 차지했던 배터리 소재 부문 매출 비중은 2026년 70%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올해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능력을 기존 500t에서 1700t으로 확대했다. 높은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2025년까지 생산량을 3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NT는 전기·열전도율이 구리, 다이아몬드와 같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해당하는 소재다. CNT는 카본블랙에 대체해 양극 도전재로 사용되면 도전재 사용량을 30%가량 줄이고 그 공간을 양극재로 더 채울 수 있어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도전재는 전기·전자의 흐름을 돕는 소재로, 배터리 전반의 첨가제로 사용되고 NCM 등의 활물질로 구성된 양극재 내에서 리튬이온의 전도도를 크게 높인다.

    이에 최근 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용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지난해 5000t 규모의 글로벌 수요는 2024년 2만t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편 개선된 재무구조는 성장 포트폴리오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높아진 실적을 바탕으로 자본 규모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3분기 기준 자본총액은 22조원으로, 지난해 18조원에 비해 20.4%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확충되고 있다.

    이에 차입금(10조원, +3.61%) 등 부채 규모가 지난해 21조원에서 27조원으로 28.0% 늘어났지만, 차입금의존도(45.9%)와 부채비율(119%)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2019년 3분기 2조547억원에서 4조2790억원으로 2년새 두 배로 불어나면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