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일상회복委, ‘비상계획 발동’ 아닌 현 상황 개선책 논의내일 일부 방역강화 지침 나올 듯… 확산세 억제 가능할지 우려수도권 코로나19 중환자 의료대응 체계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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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석 기자
    정부가 대국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을 시행했지만 모든 방역 지표에서 빨간불이 켜지며 역행하고 있다. 소위 ‘서킷 브레이커’로 불리는 비상계획이 발동돼야 할 시급한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상회복을 깨지 않는 선에서 ‘재택치료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내일(26일) 예정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 결정이 과연 합리적일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상회복 단계를 결정하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위원회) 4차 회의에서 “어렵게 시작한 발걸음을 당장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지만 현재의 의료대응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 개선한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를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상회복 과정에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도 의료체계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중환자 치료에 집중하려면 재택치료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는 재택치료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 이후 방역 긴장감이 풀어지고 돌파감염 등으로 위험도가 높아졌지만, 의료체계를 재택치료로 전환하고 병상 확충과 병상 운영 효율화에 힘쓰면서 추가접종을 신속히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위원회 소속 민간위원들의 개별 의견은 ‘비공개’로 진행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확인이 어렵지만, ‘일상회복 멈춤’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일상회복 유지를 위한 ‘선제적 대책’ 수준에서 논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와 복지부장관이 언급한 재택치료 활성화 역시 이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일부 방역 강화 조치는 나오겠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이 요구한 고강도 방역망 형성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수도권 중환자 병상가동률 83.9%… 사실상 대응 불가 

    문제는 수도권 고령층을 중심으로 감염확산이 집중되면서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했고, 수도권 의료대응 여력이 거의 소진됐다는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에 남은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서울 50개, 경기 47개, 인천 15개 등 112개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3.9%로 전날(83.7%)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서울 85.5%, 경기 82.7%, 인천 81.0%로 병상 5개 중 4개 이상이 사용 중이다. 전국에 남은 준중환자 병상은 154개다. 경북에는 남은 준중환자 병상이 없다.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 강도 높은 방역망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환자는 급증하고 위중증 환자도 포화돼 타 질환자에 대한 의료체계가 무너질 것”이라며 “일단은 방역망 형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재택치료를 활성화하는 것을 대안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모니터링에 불과한 치료방식을 권고하는 것보다 대규모 인원이 입원할 수 있는 실내운동장 등을 활용해 적극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