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안 반사이익… 4분기 영업익 전분기比 10% 증가 전망"시황 반등 가능성"… 연간 영업이익률, 3년 만에 두 자릿수'부회장 승진' 김교현, 수소 등 친환경 신사업 '드라이브'
  • ▲ 롯데케미칼 대전연구소. ⓒ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대전연구소.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전망이다. 역내 공급 차질과 수요 회복 등 수급 불안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나아가 석유화학업계 전반에 팽배한 공급 증가 우려 역시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교현 대표가 그룹 인사에서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으로 입지가 공고히 해진 만큼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롯데케미칼은 매출 4조5253억원, 영업이익 3185억원의 4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최근 5년새 최대치다. 3분기 4조4418억원에 비해 1.87% 증가하면서 지난해 2분기 2조6822억원 이후 6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3조2197억원에 비해서는 40.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3분기 2883억원에 비해 10.4% 개선되면서 최근 2개 분기 동안 이어진 하락세에서 반등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2161억원에 비해서는 47.3% 증가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전년대비 이익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업부의 정기보수 영향에도 올레핀과 타이탄 영업이익 증가로 전반적인 전분기대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화학 스프레드는 원가 부담 심화에도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 또 중국 전력난과 석탄 강세에 따른 공급 차질 및 아시아 수요 회복 영향 등으로 시황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레핀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7%로 3분기 14%의 반 토막이 났다. 제품가격 부진과 진행된 나프타(유가) 상승 여파가 컸다. 4분기에도 원료 부담은 지속할 전망이지만, 최근 일부 전가되는 제품가격 흐름이 긍정적이다.

    실제 PP 스팟 스프레드는 4분기 누적 기준 전분기에 비해 7.7%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완화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수요 회복 역시 기대된다.

    아로마틱스의 경우 울산공장 정기보수로 인한 기회손실이 반영될 예정이며 비수기 진입으로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전력난 영향으로 중국 내 PET, PIA 생산설비들이 단기적으로 가동률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주요 업황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소재 부문은 비수기 진입 및 일부 설비 정기보수가 예정됐다. 다만 LC타이탄의 경우 정기보수 기회비용 일회성 제거 및 코로나19 통제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 및 중국 전력난 영향으로 주요 제품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

    LC USA는 MEG 설비 정기보수로 인해 기회손실 일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이지만, MEG 수요 호조 및 가격 상승으로 견조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측은 "국제유가 고공행진 및 역내·외 신규 증설 물량 유입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경제 회복과 제조업 경기 개선에 따른 화학 제품 수요 증가 및 신흥국 전력난으로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롯데
    ▲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롯데
    연간 실적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대산 공장 사고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 매출액은 2010년대 들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조원에 비해 43.4% 늘어난 17조원으로, 최근 3년간 이어진 하락세에서 반등할 것으로 추산됐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8270억원으로, 지난해 3569억원에 비해 다섯 배 이상 급증해 4년간 이어진 감소세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특히 2018년 3년 만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연초 이후 스프레드 약세가 지속됐으나, 3분기를 저점으로 시황 개선을 예상한다"며 "공급 증가 우려에도 병목현상 해소와 팬데믹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시황 반등 가능성은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내년에 약 3~5년에 걸쳐 한 번씩 찾아오는 대규모 증설 사이클 도래로 신규 설비 유입에 따른 공급 부담이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에틸렌 생산능력은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6%로, 지난 10년 기준 최고치가 예상된다. 또 중국의 일관 공정 설비 비율이 매년 증가세에 있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크래커 증설 물량이 당분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2020~2021년 상업 가동이 계획됐던 크래커 일부의 경우 일정이 지연돼 2022년부터 상업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파악돼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2022년도 글로벌 신규 공급 부담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 롯데케미칼 수소 사업 추진 현황. ⓒ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수소 사업 추진 현황. ⓒ롯데케미칼
    이에 대응해 롯데케미칼은 신규 성장동력 마련에 나섰다. 석유화학업계 안팎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순수 화학의 실적 둔화 폭을 채울 새로운 성장동력의 가시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그룹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교현 대표이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김교현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신사업에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4조4000억원을 투입해 매년 에틸렌 100만t, 프로필렌 52만t, 폴리프로필렌(PP) 25만t, 부타디엔(BD) 14만t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롯데케미칼은 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연 550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국내 1위, 세게 7위권 수준이다.

    동시에 수소와 배터리 소재, 재활용 등 친환경 미래 사업 역량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7월 2030년 탄소중립 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 스텝 포 H2'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총 4조4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약 3조원의 매출과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낸다. 분리막과 양극박에 이어 올해 2100억원을 투입, 2023년까지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인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시설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완공시 양극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극박과 분리막에 이어 전해액 유기용매까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음극을 제외한 3대 소재를 생산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인 HPC 프로젝트(에틸렌 95만t)를 현재 기계적 준공을 완료하고 제품 시생산을 진행 중이다.

    HPC는 나프타, T-DAO,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경쟁 NCC 업체에 비해 차별화된 수익성이 예상된다. 시황에 따라 원료 투입비율을 조절할 수 있어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합작사는 크래커와 연동된 EVA 등 친환경 화학, 소재 다운스트림 사업도 동시에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소재인 EVA 제품을 최대 30만t까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화학적 재활용(C-rPET) 등도 추진 중이다. 신사업 매출액 비중은 2030년 기준 3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 측은 "라인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추진, HPC 가동 시작 등 국내외 사업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추진과 더불어 '2030 수소 성장 로드맵'에 기반한 수소 사업 협력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 투자, 국내 최초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공장 신설 등 친환경 미래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