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조… 부채비율 1223%→293%글로벌 네트워크 진가… 리스크 관리 돋보여아시아나통합 등은 미완 과제
  • 출범 2년을 넘긴 우기홍號 대한항공이 순항하고 있다.

    최악의 코로나 여파를 딛고 매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내고 있다.

    화물 '픽'이 주효하면서 7분기 연속 흑자가 눈 앞이다.

    지난 3분기 별도재무제표기준 영업이익은 4386억원으로 전년 동기(76억원) 대비 5671% 늘었다. 같은기간 매출은 2조2270억원으로 43.6% 증가했다. 

    5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도 목전이다. 3분기까지 누계 기준 7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점치는 올해 대한항공의 별도기준 실적은 매출액 8조3700억원, 영업이익1조1000억원이다. 

    경고등이 켜졌던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2019년 말 1223%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9월말 기준 293%로 떨어졌다.   

    신용등급도 BBB+로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화물사업의 견조한 실적과 충분한 재무완충력을 이유로 들었다.

    우기홍 사장 발탁은 조원태 회장의 선택이었다.

    2019년 회장으로 취임한 조 회장은 그해 첫 정기인사에서 대한항공 수장으로 우 사장을 낙점했다.

    '35년 칼맨'의 로열티와 전문경영 능력을 높이 샀다.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에 입사한 그는 미주지역과 여객사업, 경영전략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풍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항공업계에서 가장 어울리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았다.

    숱한 대내외적 위기 환경에서 리스크 관리 능력은 돋보였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우 사장을 두고 천재 사업가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압권은 화물 '픽'이었다.

    조 회장의 화물수송 제안을 곧바로 실행하면서 물동량 증가와 운임상승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었다.

    뜻하지 않은 오미크론이 돌발 변수가 되고 있지만 4분기 전망도 밝다.

    화물 운임 강세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고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도 기대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대한항공은 이같은 국면에서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4분기에도 화물 호조로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사업의 경우 오미크론 등으로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세계 각국의 국경 개방(리오프닝)에 맞춰 격리 면제 지역을 중심으로 정기·부정기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점진적인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은 풀어가야 할 숙제다. 

    논의가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통합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내 공정위 승인과 조건부 논란을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