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이자수익 대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비중 가장 높아중·소형사 유상증자로 자본 확충 연이어…신용융자 거래 확대 ‘빚투’ 규모 늘면서 대형사 신용공여 한도 소진 시 틈새 공략
  • ▲ 2021년 3분기 기준 (단위: 억원)ⓒ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 2021년 3분기 기준 (단위: 억원)ⓒ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막대한 신용융자거래 이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이자수익 대비 신용거래융자 수익 비율이 타사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현금이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주식거래 비용을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사업을 영위하는 주요 중·소형 증권사 11곳이 올해 3분기까지 거둔 이자수익은 총 22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02억원)보다 무려 101.2% 급증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올 3분기 누적 이자수익 대비 신용거래융자 수익 비중이 1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952억원의 이자수익 중 신용거래융자 이자(322억원) 비중이 33.8%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도 33%대의 수익비중을 차지했고 SK증권(21.1%), 유진투자증권(17.5%), KTB투자증권(17.4%), 대신증권(12.9%), 하이투자증권(12.8%), 한화투자증권(10.1%) 등이 두 자릿수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 비중을 기록했다. 

    통상 신용융자수익은 대형 증권사들의 전유물로 인식됐다. 신용융자는 증권사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기자본을 확보한 대형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시거래 대금이 확대되고 빚투 규모가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하면서 대형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틈새를 노리고 시장 점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조4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12조5759억원, 코스닥은 10조877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조9401억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30.7% 증가한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초인 1월 7일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5월에는 22조원대를 돌파했으며, 8월에는 역대 최대치인 25조원을 넘었다.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이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몸집을 불리는 점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에 한몫을 한다. 자본시장법상 신용융자는 증권사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BN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열풍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라며 “특히 대형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됐을 때 중소형 증권사들이 틈새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