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4번째 무순위 청약..계약포기 잇따라무순위 청약 요건 강화..해당 지역에서만 청약 가능 영향금리인상 등 집값하락 가능성 높아 미분양 우려
  • ▲ 수도권의 한 모델하우스 모습.ⓒ연합뉴스
    ▲ 수도권의 한 모델하우스 모습.ⓒ연합뉴스
    청약가점에 상관없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무순위 아파트 청약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최근 공급물량이 많았던 일부지역에선 미분양이 발생하며 분양시장이 주춤하자 무순위 청약을 반복해도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 청계Ⅰ'은 이날 5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번이 4번째 무순위 청약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8월부터 다달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아직도 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것이다. 무순위 청약을 받을 당시에는 두자리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막상 당첨되면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바로옆 '에비뉴 청계Ⅱ' 역시 3번째 무순위 청약만에 완판했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서 무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수성 레이크 우방아이유쉘'은 총 26가구 모집에 17건만 접수해 미달됐다. 지방뿐아니라 서울에서도  무순위 청약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란 분석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무순위 청약은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다. 거주지역이나 주택소유 여부, 청약가점에 상관없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무순위 청약을 받았던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파인시티 자이'에선 1가구를 놓고 29만8000여명이 경쟁을 벌이면서 청약 역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에서도 무순위 청약 미달은 흔한 일이 됐다.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것은 정부가 지난 4월 무순위 청약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해당 아파트가 있는 시·도에 사는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 무순위 청약의 가장 큰 장점이 사라졌다. 

    특히 최근 주택공급량이 늘어난 지역에선 해당 지역 무주택자만으론 미계약 물량을 소화할 수 없어 무순위 청약을 반복해도 미분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집값하락 경고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것도 실수요자들이 무순위 청약에 선듯 나서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입지가 좋지 않은 소규모단지는 미분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나 양도세 한시적 완화 등으로 매물이 시장에 더 나오게 된다면 집값하락 가능성이 더 있기 때문에 추첨제에 혹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