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영업현장 정비 투트랙 전략 가동 성공고객 보상금 지급에도 3분기 누적 사상 최대 실적 이영창 사장, 금융 소비자 보호 체계 구축 주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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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는 올 한 해 실적과 사모펀드 사태 해결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힘썼다. 이를 통해 고객 신뢰와 영업력 회복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부터 회사의 경영 정상화와 고객 신뢰 회복에 힘써온 이영창 사장은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3분기 누적 순이익 3675억…전년 대비 99.1%↑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가량 증가하면서 뛰어난 성과를 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3675억원을 기록, 지난해(1846억원)보다 9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9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2086억원)보다 무려 158.8% 올랐다.  

    실적이 눈에 띄게 오르면서 신한금융그룹 내 위상도 올랐다. 신한금융투자의 그룹 내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 비중은 22.21%로 지난해(14.56%)보다 7.6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 수익은 6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금융(IB) 수익은 14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84억원) 대비 47.8% 증가했으며, 위탁수수료도 같은 기간 18.1% 증가해 4031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올해 9월까지 4개사를 주관하는 등 공모 금액 1885억23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3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상반기까지 KB증권과 대등할 만한 성적을 냈지만, 사모펀드 판매 투자 상품에 대한 추가 손실(829억원)을 인식하면서 3분기 순이익이 446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3분기 누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다만 고객 보호를 위한 선제적 비용 인식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신한금융투자
    ▲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신한금융투자
    ◆ 이영창 사장, 취임 이후 ‘라임 사태’ 소방수 역할 충실

    지난해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영창 사장은 취임 이후 경영 정상화는 물론 라임·젠투 등 각종 사모펀드 이슈로 떨어진 고객 신뢰를 정상화하는 데 힘썼다. 이에 지난 2년간 회사의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 취임 당시 회사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손실, 라임 사태 등 각종 금융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실적 감소, 고객 신뢰 저하,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 연기 등 각종 위기를 타개할 특단의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 사장은 ‘신뢰 회복’과 ‘영업 정비’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사상 최초로 선임된 외부 최고경영자(CEO)인 만큼, 객관적인 시선과 리스크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어려움에 부닥쳐있는 회사를 구하기 위해 힘쓴 것이다. 

    특히 이전과 같은 금융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점은 이 사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상품 심사 및 사후 관리 기능을 수차례에 걸쳐 강화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는 금융상품의 선정,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소비자보호 강화에 초점을 두고 전면 개편했다. 상품 관련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고객 신뢰 회복과 투자자자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우선 상품 선정 단계에서 금융소비자보호총괄 책임자(CCO, Chief Customer Officer)를 상품 출시를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상품전략위원회)와 협의체(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에 합류시켰다.  

    소비자보호 오피서 제도도 도입했다. 소비자보호 오피서는 오랜 기간 영업, 소비자보호 및 컴플라이언스 업무 경력을 가진 소비자보호부 소속직원 4명으로 구성, 반기마다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상품판매 과정 점검과 완전판매 프로세스 및 사고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출시상품에 대한 검증도 강화했다. 소비자 보호 조직과 상품 개발 부서장, 영업 담당 부서장이 상품 출시를 협의하면서 소비자 영향 분석 결과에 대해 합의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회사 내 신탁부서의 신규 대체 투자 상품 공급을 당분간 중단하고, 라임 같은 헤지펀드 운용사에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부의 업무 영역을 축소했다. 

    아울러 회사 전 분야의 위험을 분석해 관리하는 운영 리스크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 상품감리부는 금융소비자보호 본부로 독립시키는 등 회사 내부 통제와 투자자 보호를 강화했다.

    지난해 5월에는 라임펀드 투자자들을 위한 자발적 손실보상안도 확정했다. 투자 원금의 최대 70%를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가 자발적으로 손실 보상에 나선 것은 19개 판매사 중 대형증권사로는 처음이었다. 

    이와 더불어 CEO 연임의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사항 관련 제재 결론이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이 사장의 연임은 긍정적으로 점쳐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유지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이 대표가 연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다만 최근 다른 증권사들이 파격 인사를 단행한 것처럼 그룹 차원에서의 쇄신이 있을 변수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