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진출 선언... 투자 확대 이어가이통3사, 탈통신 핵심 사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도전넷마블, 컴투스 등 게임사까지 관련 사업 뛰어들며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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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포털, 이동통신3사, 게임사 등 ICT 업계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추산한 국내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는 2014년 3조 원에서 지난해 14조 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으며, 한국무역협회가 추산한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7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수익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ICT 업계가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같은 기술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해당 기술을 보유한 ICT 업계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란 분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일찌감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신규 캐시카우로 보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2018년 뉴플라이트와 함께 헬스케어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 이후 대웅제약, 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 합작법인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했다. 올해 초에는 로봇수술 전문가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선임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고도화에 나선 바 있다.

    이 밖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매년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의료정보시스템 업체 이지케어텍의 지분 10%를 300억 원에 확보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네이버는 서울대병원에 이어 2대 주주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전개 중이다. 지난 2018년 서울아산병원, 현대중공업지주와 합작법인(JV)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구축했으며, 2019년에는 연세대의료원과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설립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할 CIC(사내독립기업)를 설립하고 대표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선임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의 기술과 디지털 역량,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생애 주기별 건강 관리와 스마트 의료 등 차별화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이통3사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탈통신의 핵심 과제로 분류하고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헬스케어 사업 부분을 분사해 설립한 ‘인바이츠 헬스케어’를 통해 국내 최초 DTC(소비자가 병원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의뢰해 유전자 검사를 받는 서비스) 유전자 기반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케어에이트 디엔에이’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GE헬스케어 코리아와 MOU를 체결하고 5G MEC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결합하는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나섰다.

    KT는 지난해 미래가치추진실 산하 디지털바이오헬스 P-TF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디지코 핵심 기술인 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자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강북삼성병원·대한심부전학회·한국노바티스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 8일에는 미국의 전자약 개발회사 ‘뉴로시그마’의 시리즈A 단계에 500만 달러(한화 약 59억 원)를 투자하며 디지털치료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뇌 질환 디지털 치료 전문 기업 ‘로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 예방과 관리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 및 솔루션 사업 협력에 나섰다.

    초고령화 시대의 도래로 2024년까지 치매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만큼, 시니어 케어 관련 사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앞세운 게임사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를 준비 중인 컴투스는 국내 1위 원격의료 플랫폼을 운영하는 닥터나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컴투스는 컴투버스 내에서 쇼핑 및 금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머셜 월드’에 닥터나우의 서비스 공간을 마련하고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자회사 코웨이와 함께 헬스케어 사업에 나섰다. 지난 6월 미용과 헬스케어 분야를 담당하는 넷마블힐러리를 설립했으며, 코웨이의 화장품과 건강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뷰티 및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성장세가 가파른 상황”이라며 “ICT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AI·빅데이터 등의 기술력과 결합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