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박정림·김성현, 이영창 대표 연임…1년 더 이끌어 KB증권, WM 부문 내실 다지고 DCM·ECM 등 IB 사업 입지 굳히기 신한금투, 사모펀드 사태 마무리·그룹 차원 디지털화 속도
  •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KB증권
    ▲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KB증권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대내외 증시 불확실성을 고려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향후 사업 방향성과 남은 과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전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정림·김성현 대표를 후보로 재추천했다. 같은 날 신한지주도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영창 대표의 연임을 추천했다. 세 대표의 임기는 모두 1년이다. 

    ◆ 박정림·김성현 ‘투톱 체제’ 한 번 더…각각 WM·IB 부문 공고히

    지난 2018년 12월부터 3년간 각자대표로 KB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는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으로 나뉘는 이른바 ‘투톱 체제’를 1년 더 유지한다. 

    기존 박 대표는 WM, 세일즈앤트레이딩(S&T), 경영관리 부문을, 김 대표는 IB와 홀세일, 리서치센터, 글로벌사업 부문을 맡아왔다. 

    박 대표는 새로운 임기 동안 WM 부문을 더욱 강화, 특화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앞서 지난해 4월 KB증권 자산관리 서비스에 증권업계 최초로 구독경제 모델을 도입했다. 소액의 구독료만 내면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클럽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온라인 고객 자산 규모가 급격히 증대된 만큼 고객 지키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증권의 온라인 고객 자산 규모는 올해 9월 기준 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10조원에 이어 올해 1월 2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개인고객 수는 670만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다만 라임 펀드 사태로 인한 최고경영자(CEO) 제재 이슈는 박 대표가 넘어야 할 과제다. 박 대표는 라임 펀드 사태로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다. 현재 라임판매 증권사 CEO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 결정은 내년으로 연기돼 완벽한 해결이 필요하다. 

    한편 김성현 대표는 올해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등에서 거둔 IB 부문의 입지를 굳혀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KB증권은 현재 DCM 부문에서 시장점유율(M/S) 23.5%로 공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ECM 시장에서도 대형 유상증자 딜 주관, 대형 기업공개(IPO) 등으로 업계 선두권 위치에 자리매김했다.

    내년에도 IPO 최대어로 평가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을 맡아놓은 상황이다. ‘단군 이래 최대 IPO’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 규모만 10조원으로 추산된다. KB증권은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등의 주관도 맡아 연초부터 경쟁 우위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신한금융투자
    ▲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신한금융투자
    ◆ 사모펀드 사태 ‘소방수’ 역할 인정…디지털 경쟁력 강화 박차 

    이영창 대표는 지난해 3월 선임된 이후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조직·인력 쇄신을 통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았다. 각종 사모펀드 부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소방수’로 투입돼 재임 기간 맡은 임무를 무리 없이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투자 명가로서 신뢰 회복’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세웠다. 또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조직 정비를 일관성 있게 추진했다.  

    이 대표는 특히 기존의 상품 관리 프로세스 체계를 정비하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기능을 강화하는 등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썼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의 체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 측면에서도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6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9.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8.8% 오른 5397억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향후 IB 분야에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헤드급 인사 영입을 통해 자본시장 경쟁 구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다만 라임·젠투 등 이미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를 완전히 매듭짓기 위한 시간은 필요하다.  

    신한금융투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 펀드 불건전판매로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이달 초 라임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기관과 임직원에 대한 제재를 최종 결정했다.

    내년부터 신한금융투자는 회사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에 역량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앞서 올해 초 디지털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디지털 전환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본부에 애자일(Agile) 운영 체계를 도입했다. 

    업무 전문성 중심의 민첩하고 탄력적인 디지털 전환 대응 체계를 마련한 만큼, 향후 추가 조직개편·인력충원 등을 통해 직원의 디지털 역량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