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전 직군 대상 신청…연령 젊어지고 조건은 작년과 동일국민은행, 작년 대비 대상자 축소 유력…하나은행만 감감무소식코로나‧디지털‧점포폐쇄에 은행권 칼바람, 인력구조 재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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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연말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지난해와 특별퇴직금 조건은 같지만 대상자가 대폭 늘었다. 

    작년에는 만 54세 이상 직원들을 중심으로 신청을 받았지만 올해는 1980년생인 만 41세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인사 적체 해소는 물론 코로나19를 계기로 가팔라진 비대면·디지털화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노사 합의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개인금융직군의 경우 만 54세(1967년생)와 만 55세(1966년생) 전 직원이 대상이다. 

    소속장급은 모두 희망퇴직 대상이며, 관리자급은 74년생(만 47세)까지, 책임자급은 77년생(만 44세)까지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와 비교해 관리자급과 책임자급의 대상자 범위를 2년씩 더 늘린 셈이다. 

    올해는 만 41세인 1980년생 계장과 대리 등 행원급도 퇴직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은 작년과 달리 개인금융서비스직군과 CS직군, 사무지원직군을 포함한 전 직군이 대상이다. 

    금융권 영업환경이 비대면화 되면서 지난 2017년 연말 이후 4년 만에 비대면 영업지원 직원들에게 다시 희망퇴직 문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직군에 따라 희망퇴직 대상이 다르다.  

    퇴직 조건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1966년생에게는 월평균임금 24개월 치를 일시 지급하고, 나머지 대상자에게는 36개월 치를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자녀학자금(최대 2명)과 재취업지원금, 여행상품권 등이 지급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통해 퇴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들의 퇴직일자는 내년 1월31일이다.

    금융권은 우리은행이 대상자 범위를 넓힌 만큼 올해 연말 희망퇴직자가 지난해(475명)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순에서 내년 초 노사합의가 완료되는 대로 희망퇴직 신청공고를 낼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을 확대하는 추세와 달리 올해 연말 대상을 줄일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올해 초 희망퇴직 대상자는 1965년생~1973년생으로 지난해(1964~1967년생)보다 대상이 늘면서 8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당시 예년 대비 많은 직원들이 나간 탓에 올해 연말은 인력조절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는 1966년생~1969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나은행은 예년과 달리 올해 연말 희망퇴직이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는 12월 중순(17일~22일)에 시행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희망퇴직방안을 사측이 제시하지 않아 노사합의도 없는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하나은행은 올해 인건비를 줄여 최대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신청 연령대가 낮아지는 등 짐을 싸는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일부 은행의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진데다 금융서비스의 비대면화와 그에 따른 오프라인 영업점 폐쇄가 가장 큰 요인이다. 

    SC제일은행에선 지난 10월 말 496명이 떠났고, 지난달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농협은행에서도 452명이 손을 들었다. 

    농협은행의 경우 비교적 젊은 만 40세 직원 신청자만 56명에 달했다. 이는 대상자가 지난해(1964~1967년생)보다 크게 확대(1965년생~1973년생)된 결과다.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는 전체 직원(3250명)의 70%에 해당하는 2300여명에 이른다. 씨티은행은 최대 7억원 한도로 정년까지 남은 월급을 100% 보상하고, 창업과 전직 지원금 2500만원도 추가 제공하면서 파격조건이란 평가를 받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다른 은행들의 조건이 후한데다 올해 은행권의 역대급 실적이 전망되면서 퇴직 대상자들 사이에서 조건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격한 비대면, 디지털화로 오프라인 점포가 급감하면서 비교적 젊은 직원들까지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돼 신청자가 평년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