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점포 5년간 1000개 통폐합, 희망퇴직 러시 디지털‧IT위주 채용, 지점은 온라인 화상서비스 대체"점포 감소는 글로벌 흐름, 코로나가 금융권 점포 감소 빨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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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의 비대면, 디지털화로 지점 폐쇄가 급격해지고, 인터넷은행 등장과 빅테크의 금융진출로 고임금을 받는 은행원들이 짐을 싸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 연령도 50대 전후 위주에서 만4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은행원들도 목돈을 받고 회사를 떠나는 추세다. 

    그 빈자리는 IT 등 디지털 인재를 채용하거나 원격상담 서비스로 대처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노사 합의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이번 희망퇴직은 통상적으로 임금피크제에 돌입하는 만 54세(1967년생)와 만 55세(1966년생) 직원들뿐만 아니라 만 41세인 1980년생 계장과 대리 등 행원급으로 대상을 넓혔다. 

    관리자급은 74년생(만 47세)까지, 책임자급은 77년생(만 44세)까지로 지난해와 비교해 관리자급과 책임자급의 대상자 범위를 2년씩 더 늘렸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은 소위 ‘텔러’라 불리는 창구직원인 개인금융서비스직군과 CS직군, 사무지원직군도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권 영업환경이 비대면화 되면서 지난 2017년 연말 이후 4년 만에 단순 업무 종사자들에게 다시 희망퇴직 문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직군에 따라 희망퇴직 대상이 다르며, 최대 77년생(만 44세)까지 신청을 받는다. 

    지방은행에서는 BNK부산은행이 1급∼7급 직원을 대상으로 역대급 희망퇴직 신청자를 모집 중이다. 

    이번 대상자는 2022년 1월 1일 기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으로, 차장급과 대리급 이하 직원인 1982년생 이후 직원들까지 포함돼 30대 직원도 희망퇴직을 할 수 있다. 

    SC제일은행에선 지난 10월 말 496명이 떠났고, 지난달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농협은행에서도 452명이 손을 들었다.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는 전체 직원(3250명)의 70%에 해당하는 2300여명에 이른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신청 연령대가 낮아지는 등 짐을 싸는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일부 은행의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진데다 비대면화로 지점을 폐쇄한 영향이 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 수는 지난 5년간 1000곳이 줄었다. 

    2012년 말 7835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5년 말 7446개에서 올해 6월 말 6462개로 5년 반 남짓한 기간 984개가 줄었다. 

    은행권의 한 관게자는 "은행의 점포 감소는 글로벌 흐름이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해 금융권의 점포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의 희망퇴직 행렬은 보험사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보험사 역시 대내외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희망퇴직 대상을 넓히고 있다. 

    이달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신한라이프는 250명이 퇴직하기로 했는데 30대 직원까지 그 대상을 확대했다, 교보생명과 동양생명은 상시특별퇴직 접수를 진행중이며, NH농협생명과 KB생명 등도 희망퇴직을 준비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의 역대급 실적이 전망되면서 보상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디지털·IT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은행들의 전략으로 비교적 젊은 직원들까지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돼 신청자가 평년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은 오프라인 지점폐쇄를 대신해 거의 모든 창구 금융서비스를 온라인 화상서비스로 구축하고 채용도 디지털‧IT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러나 디지털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에 대한 소외현상 등 부정적 여파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