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내년부터 해양진흥공사가 관리 대우조선, EU 승인까지 스탠바이노사 모두 동력 떨어져
  • 채권단 관리 중인 HMM과 대우조선해양의 노사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내년 임금협상을 위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위해 조율 중이다. TF는 해마다 벌이는 임금협상 갈등을 줄이기 위해 3년간 임금 인상폭과 성과급 등을 정할 계획이다. HMM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도 임금 인상률이 저조해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TF를 꾸리자는 의견만 합의했을 뿐 언제 구성될지는 미지수다. 내년부터 산업은행에서 해양진흥공사(해진공)로 채권 관리단이 변경되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말까지 공동관리가 끝나고 내년부터 해진공이 전담해서 관리하게 돼 있다"며 "해진공의 관리 능력도 키워야 하고 단계적으로 저희가 손을 떼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HMM에 파견된 산업은행 관리단이 철수하면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도 이를 감안해 배재훈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를 내년 3월까지로 잡았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배 사장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도 임기 1년만 부여받았다. 해진공이 전면에 나서면 새 대표를 내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 ▲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합원들이 경남 거제 강재적치장을 점거하고 농성하고 있다ⓒ대우조선 노동조합
    ▲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합원들이 경남 거제 강재적치장을 점거하고 농성하고 있다ⓒ대우조선 노동조합
    마찬가지로 산업은행 관리 기업인 대우조선해양도 임금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인수합병이라는 고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합병은 2019년부터 추진됐지만, 기업결합 심사를 미뤄오던 EU집행위가 끝내 불허할 것이 알려지면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우조선 노사는 올해 6월 노사 첫 상견례를 가진 이후 총 21차례 만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진 못했다. 노사 모두 합병여부를 지켜본 뒤 제시안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미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사측의 전향된 자세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1월 EU 심사결과가 나오면 윤곽이 잡히지 않겠나"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컨테이너선 20척, LNG운반선 15척, 원유운반선 11척, LPG운반선 9척, WTIV 2척, 잠수함 1척 등 총 60척을 수주했다. 수주금액만 107억7000만달러다. 해양플랜트도 2기나 계약을 따내 내년부터 일감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노사 갈등 국면은 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수출입은행을 상대로 발행한 2조3328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가 스텝업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올해 1%였던 금리가 8% 이상으로 상승한다. 연 18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추가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임금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