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 0.3%p 인하향후 3년간 연간 4700억원 수수료 수익 감소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부담 커져강화된 대출규제로 카드론 매출 감소도 불가피 롯데카드·국민카드 등 일부카드사 희망퇴직 진행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카드사들이 내년 DSR규제와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부 카드사들은 희망퇴직 등 비용절감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내년부터 연간 47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3일 당정협의를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는 연매출 ▲3억원 이하는 0.8%→0.5% ▲3억~5억원은 1.3%→1.1% ▲5억~10억원은 1.4%→1.25% ▲10억~30억원은 1.6%→1.5% ▲30억원 이상은 평균 2.06%(유지)로 조정된다.

    수수료가 인하되는 가맹점은 전체 96%이며, 이 중 전체 가맹점의 75%를 차지하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이 얻는 수수료 부담 감소율은 40%에 달한다.

    카드 수수료 개편안은 여전업감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달말 금융위 의결 이후 시행된다. 향후 3년간 적용되며, 수수료 부담 경감 금액은 총 4700억원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금리인하에 따른 조달비용 감소, 비대면 영업확대에 따른 인건비 감소, 온라인 결제 비중 증가로 밴수수료 감소 등을 이유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적격비용 산정 결과, 수수료 부담 경감 가능 금액은 약 6900억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 확대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이미 경감한 금액이 2200억원이어서 실제 수수료 부담 경감 금액은 약 4700억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0.1%p 인하 시 카드사 합산 영업이익 손실액은 5200억원, 0.15%p 인하 시 9200억원, 0.2%p 인하 시 1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카드업계는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판매 부분이 이미 적자인데 또 수수료가 인하돼 아쉬움이 크다”라며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부담 등으로 향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2019~2020년 2년간 신용판매(가맹점 수수료) 부문 적자는 13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가 인하를 위해 카드사들이 노력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혹시나 동결을 기대했지만 유감스럽다”며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적격비용 산정 기준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도 카드 수수료의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요구한 카드 노동자들의 절실한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과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카드사 호실적은 불황형 흑자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불황형 흑자로 마른 수건을 짜고 있다”며 “비용절감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론 증가, 연체율 개선으로 대손비용 감소, 마케팅 및 프로모션 절감, 자동차금융 등 수익 다각화 노력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 내년 1월부터 DSR 조기 시행 및 차주단위 50%로 하향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대출규제까지 이중고를 감내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내년에 대출규제를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카드론의 경우 내년 7월로 유예됐던 것이 내년 1월로 조기에 적용, 차주단위 DSR에 포함된다. 차주단위 DSR도 카드는 60%에서 50%로 하향 조정된다. DSR 계산시 적용되는 만기를 기존 '최대만기'에서 '평균만기'로 축소된다. 카드론 동반부실 차단을 위해 다중채무자는 5개 이상 카드론 취급을 제한하고, 다중채무에 따른 이용한도를 차등 적용하게 된다.

    DSR 규제 강화로 카드론 대출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까지 겹치면서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벌써부터 선제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작했다. 비용절감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축소 등이다.

    롯데카드는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사내에 공고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희망퇴직에 나선 것이다. 올해 신청 대상은 10년차 이상이다. 조건은 지난해와 동일하며.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최대 48개월의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이 지원된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한 이후 추가적인 희망퇴직 문의가 있었고 내년 악화가 예상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지난달부터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희망퇴직 관련 사항을 노조와 협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DSR 규제 강화는 수익성 측면에서 악재”라며 “내년에는 비용절감을 통한 마른 수건 짜기가 카드사들의 공통적인 현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