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매매가 하락 뚜렷…금천-관악도 예의주시금리인상시 영끌족 주택처분 예상…강남3 굳건전세하락지역 늘겠지만…내년 임대차2법 관건
  • 서울 일부지역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이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고 전세계약을 하려는 세입자 보다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많은 '매수자우위' 양상으로 바뀐 것이다.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은시기에 동시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둘째주 이후 처음이다.

    최근 시장분위기를 잘 엿볼 수 있는 곳은 서울 은평구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나 떨어졌다. 불과 2개월전까지만 해도 은평구 주간상승률은 0.22%에 이르렀지만 연말을 앞두고 호가를 내린 매물이 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하락지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금천구 매매가 변동률은 0%로 1년7개월만에 상승세가 멈췄고 관악구 역시 2주연속 보합세를 유지중이다.

    올해 전국 광역시도중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인천에선 가격하락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 1~11월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23.8%로 경기(22.09%), 서울(7.76%)을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 10월초까지만 해도 0.44%에 달했던 인천 아파트값 주간상슬률은 이번주 0.1%까지 줄어들었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9.8로 기준선인 100이하를 기록했다.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5일 98.7이후 1년2개월만이다.

    거래절벽 현상도 집값하락 전조로 여겨지고 있다. 올 8월 4000건을 웃돌던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는 9월 2700여건으로 줄어든 뒤 지난달 1325건으로 떨어졌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원 수치는 최근 대출규제에 따른 여파"라며 "인위적으로 매매거래를 억제해 가격상승률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억제요인이 해소되는 순간 용수철처럼 튀어오를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일각에선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집중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내년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경우 원리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영끌족'들이 처분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단기 급등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지적 조정세를 예견했다.

    다만 송 대표는 "서울 주택공급이 태부족한 상황에서 강남3구를 포함한 핵심지역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세시장도 움츠려들긴 마찬가지다.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세가 하락전환 지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발표된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2019년 6월24일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던 서울 성북구 전세가격이 약 2년6개월만에 0.02% 하락했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성북구뿐 아니라 금천구와 관악구 전세가격 상승률도 보합중으로 하락전환하는 지역들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내년 8월부터 임대차2법에 따른 갱신계약이 만료되면서 신규계약 매물이 나오는 만큼 전세가격이 오를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