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탄 200~300%↑… 팔아도 남는게 없다요소수 후유증 여전… 연간 17만톤 필요화물노조 등 파업 변수… 내년 시멘트값 상승 불가피
  • ▲ 서울 한 재개발단지 공사현장에서 레미콘 트럭이 운행되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 한 재개발단지 공사현장에서 레미콘 트럭이 운행되고 있다.ⓒ연합뉴스
    올 한해 유독 불황을 겪었던 시멘트 업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7년만에 시멘트 가격을 올렸지만, 각종 생산비용이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상승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2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시멘트 생산 핵심 연료인 유연탄 값은 톤당 126달러에 거래된다. 지난해 60달러 안팎으로 수급하던 것에서 2배 가량 올랐다. 유연탄 값은 지난 10월 톤당 220달러로 치솟는 등 시세 널뛰기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2/3 이상 차지한다. 유연탄 값이 오르면 자연히 이윤은 떨어진다. 100달러 이상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시멘트를 만들어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 된다. 한 시멘트 회사 관계자는 "올해 유연탄 발주 비용은 전년대비 1000억원 이상 늘었다"며 "지난해 회사 영업이익의 2배 수준"이라고 했다.

    오른 건 유연탄 뿐 아니다. 지난달 한국을 강타했던 요소수 대란이 시멘트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형이다. 긴급 공수로 차량용 수요는 겨우 막았지만, 시멘트 업계는 별개다.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질소산화물 처리에 요소수를 뿌려야 하는데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시멘트 업계가 한해 사용하는 요소수는 8만톤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강화된 환경 기준으로 요소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해 부터 질소산화물 배출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요금은 지난해 kg당 1490원, 올해 1810원, 내년 2130원 등 해마다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시멘트 업계 요소수 사용량은 17만톤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 노조 파업 분위기도 불안한 요소다. 28일부터 시작되는 택배 노조 총파업에 이어 화물연대도 파업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화물연대가 지난달 3일간 진행한 총파업으로 시멘트 업계는 하루 11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생산된 시멘트를 옮길 트레일러가 곳곳에서 멈춰선 까닭이다. 화물연대가 예고한 2차 총파업은 기간도 무기한이어서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악재가 겹치면서 시멘트 업계는 내년에도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시멘트 고시 가격은 톤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3800원 올랐다. 7년만의 인상이었다. 하지만 제조원가는 더 올라 가격 인상분이 완전히 소실됐다. A 시멘트의 경우 올해 제조원가가 톤당 7500원 올랐다. 가격 인상분의 2배에 달하는 셈이다.

    한국과 생산·유통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내년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최대 2400엔(2만5000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일본 시멘트 산업 사상 최대 인상폭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을 활용하는 등 제조단가를 낮추는데 총력을 다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원자재 가격이 너무 올라 생산량을 점차 줄여가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