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운항 불가능, 2대 정비 대기, 2대 주기장 신세태국 훈련장 이용 불가, 대한항공 대여도 한계유지비용 많이 들어 띄울수록 손해… 설자리 없어
  • ▲ 아시아나항공 A380 1호기 인수식 ⓒ 연합뉴스
    ▲ 아시아나항공 A380 1호기 인수식 ⓒ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의 A380 6대가 계륵이 됐다.

    한때 '하늘위의 호텔'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돈만 먹는 하마' 신세다.

    500명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기종이지만 띄울 곳이 없다.

    어쩌다 무착륙 비행에 나서도 워낙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운항할수록 손해다.

    6대 모두 2년 가까이 주기장만 차지하고 있다.

    2대는 아예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고 2대는 정비에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 나머지 2대만 겨우 운항이 가능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조종사들이 운항자격 잃었다는데 있다.

    아시아나 기장·부기장 가운데 150여명이 자격을 갖추고 있었지만 현재는 10여명에 불과하다.

    자격 유지를 위해서는 90일 동안 최소 3회 이상의 이착륙 기록이 있어야 하지만 실적이 전무하다.
  • ▲ 무착륙 비행에 투입된 A380 기종 ⓒ 아시아나항공
    ▲ 무착륙 비행에 투입된 A380 기종 ⓒ 아시아나항공
    그간 아시아나는 방콕의 해외 시뮬레이터로 훈련을 대체해 왔지만 현재는 막힌 상태다.

    이따금  대한항공의 A380 모듈을 빌려 훈련에 나서지만 역부족이다.

    한달 훈련 가능 인원이 최대 6명 수준에 불과한데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순서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새벽 등 비선호 시간까지 쥐어짜도 한 달에 두 팀(기장·부기장 2명이 1팀)을 넘기기 힘들다.

    A380 기장 A씨는 “방콕 출국이 막힌 데다 대한항공 시뮬레이터 대여도 한계가 커 대부분의 기장들이 운항 자격을 상실한 상태"라며 "일부는 소형기로 주력 기종을 바꿨지만 나머지는 회사 대책만 기다리고만 있다. 사실상 재작년 3월 마지막 비행 이후 방치 상태”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LA,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3월부터 투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기약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변이바이러스 여파 등으로 스케줄 변동 리스크가 크다"며 "예약을 받더라도 A380을 띄울만큼 수요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걱정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아시아나와 합병을 준비 중인 대한항공은 이미 A380을 현장에서 빼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앞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A380은 5년 내 모두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슬롯이나 운수권 제한까지 이뤄질 경우 A380의 설자리는 더 줄어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