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사장, 임직원과의 대화에서 '성과급 불만' 언급SK하이닉스에 성과급 역전 당한 삼성 직원들 불만 고조'휴가제도'로 불씨 옮아... 경 사장 "확인해볼 것"
  • ▲ 신년 메시지 전하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 신년 메시지 전하는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국내 반도체업계에서 최고 대우를 받던 삼성전자 직원들이 예전만하지 못한 처우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연말엔 SK하이닉스가 삼성을 뛰어넘는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져 한 차례 자존심을 구긴데 이어 몇 해 전 도입된 정기휴가 제도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취임 후 잇따라 임직원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경 사장은 부문장 자리에 오른 후 벌써 세 번째 임직원들과의 공식 대화 시간을 가졌고 특히 성과보상 문제와 같은 임직원들의 불만사항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주도하고 있다.

    경 사장은 이번 세 번째 경영진과의 대화 자리에서 삼성 DS 임직원들이 성과보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로 매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왔던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성과급 수준에서 역전을 당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양사의 성과급 차이는 '특별 보너스' 부분에서 나타났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기본급의 최대 200%를 특별보너스로 지급했는데 이후 SK하이닉스가 특별 성과급 기준을 기본급의 300% 수준으로 확정하면서 업계 종사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특별 보너스 부분을 제외하면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으로 보인다. 아직 SK하이닉스가 한 해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개념인 초과이익분배금(PS) 기준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앞서 연봉의 50% 수준에서 지급이 결정된 삼성전자 목표달성장려금(OPI)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상·하반기에 나눠 지급하는 성과급도 삼성(TAI)과 SK하이닉스(PI) 모두 각각 기본급의 100%로 같다.

    게다가 삼성의 기본급이 대졸 신입사원 초봉 기준으로 SK하이닉스보다 200만 원 가량 적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과 같은 성과급 기준으로는 삼성 임직원들이 SK하이닉스 임직원들 사이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대화 자리에서 경 사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대안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이달 말 지급될 예정인 OPI는 앞서 경 사장이 언급한 수준에서 이미 결정이 됐고 다른 대안을 찾는데 노력해보겠다는 뉘앙스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에 대한 불만에서 휴가제도로 불씨가 번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 상황으로 반도체 공급망이 예년보다 타이트해지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종사자들이 제대로 휴가를 쓸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일에만 매진해왔는데 여기에도 한계가 왔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정기휴가 제도에 있어서도 SK하이닉스 대비 상황이 열악하다는 점을 꼬집으며 경 사장과의 대화에도 이와 관련된 질문들을 쏟아냈다. SK하이닉스는 유급으로 진행되는 연차 휴가제도와 함께 무급으로 쓸 수 있는 연중 휴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유급 휴가인 연차제도만 두고 있어 연중 휴가일수에도 양사 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 사장은 휴가제도와 관련된 임직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대화를 계기로 삼성이 휴가제도에까지 손을 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성과급 역전현상으로 촉발된 삼성과 SK하이닉스 직원들 간의 처우 개선 이슈는 한동안 반도체업계 종사자들에게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