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1월 FOMC, 코스피 추가 하락 변곡점LG엔솔 상장 후 수급 변동성 경계·4분기 실적 악화 따른 약세 우려도단기 기술적 반등 정도 가능…"투자시계 짧게 가져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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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수급 불안 등 연초 이후 코스피가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코스피 하락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1분기 코스피가 2600선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87.63포인트(3.00%) 내린 2834.29에 마감했다. 5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곤 하락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2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조정받기 시작한 코스피는 올 들어 4.81% 내리며 휘청이고 있다. 1월효과는커녕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코스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행보와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로 인한 수급 쏠림 현상까지 겹친 탓이다.

    여기에 미국 뉴욕증시까지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금리인상 공포에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지수가 200일선을 하향 이탈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각)까지 지난해 11월 전고점(1만6057.4) 대비 14% 내렸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지난 한  주 동안 각각 4.58%와 5.68% 내렸다. 지난 1월 전고점 대비 6.89%와 8.31% 낮다.

    코스피가 하락하던 중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까지 최근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 하락세를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당장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이 우려된다. 통상 4분기 국내 기업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를 하회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뉴욕증시 조정에도 성장주들의 실적 악화가 일조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1일 전날 대비 21.79%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넷플릭스의 신규 구독 가입자는 828만명을 기록해 월가 전망치인 839만명을 하회한 데다 올해 1분기 가이던스는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250만명에 불과한 탓이다.

    추가적인 코스피 하락의 변곡점은 오는 25~26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1월 FOMC를 통해 3월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 관한 연준의 신호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회의 결과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경우 증시는 추가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회의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특히 높은 물가와 낮은 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연준의 강경한 정책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수급 불안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공모주 청약에서 114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인 LG에너지솔루션은 청약 일정을 앞두고 코스피 수급 불안을 야기한 바 있다. 오는 27일 예정된 상장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단 우려와 막혔던 자금 흐름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공존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대형주 수급의 블랙홀이 될 것이란 우려에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리스크 회피 심리도 강해지는 상황"이라며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물량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다른 대형주에서 대규모 매도가 출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1분기 내 2600선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약해지는 가운데 미 연준의 매파적인 통화정책이 발표되며 한국 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매물 출회, 대형 IPO 부담 속 달러 강세, 원화 약세로 외국인 매도 전환이 가시화되면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과 글로벌 증시의 조정 국면이 시작됐다면 코스피도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올해 코스피 저점은 2600선대로 올 1분기에 저점을 갈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가 기술적 반등에 나설 경우 보수적인 대응이 권고된다. 펀더멘털에 변화가 없는 단기 낙폭과대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시그널들을 종합해보면 단기 기술적 반등은 가능해 보이는데, 이는 펀더멘털 변화보다 불확실성 완화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과도했던 주가 흐름의 되돌림"이라면서 "이에 안도하기보단 오히려 2차 조정 국면을 경계하고 리스크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 목표수익률은 낮게, 투자시계는 짧게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