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이원덕' 콜라보… 우리금융 '종합금융그룹' 완전체 된다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장 등 자회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

반면 5곳의 자회사 대표는 연임을 결정했다.

완전 민영화 이후 조직 통합과 함께 쇄신을 염두에 둔 '양수겸장'의 인사다.

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지주사 사장직제를 도입했으며 법률·ESG여성 사외이사와 디지털 전담임원은 외부에서 젊은 인재를 영입키로 했다.

차기 은행장에는 이변없이 이원덕 우리금융 부사장이 내정됐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이 후보는 우리은행 미래금융단 상무, 경영기획그룹장을 역임하고, 지주사 수석부사장(사내이사)으로 그룹 내 주요 핵심업무(전략/재무/M&A/디지털/자금 등)를 담당하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경험과 이해의 폭이 넓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과 도덕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완전민영화 이후 분위기 쇄신 등 은행 조직의 활력과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손태승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인 데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손 회장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우리금융 지주 출범과 완전 민영화 과정에 기여하는 등 중추적 역할을 맡아오기도 했다. 

또 지주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석해 사외이사들과 소통을 꾸준히 해온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회사 중 우리종합금융 김종득 대표, 우리자산신탁 이창재 대표, 우리펀드서비스 고영배 대표,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김경우 대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최광해 대표이사는 연임됐다. 

우리신용정보와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후보에는 각각 이중호 우리은행 집행부행장과 고정현 우리은행 집행부행장보가 새로 추천됐다. 우리금융은 우리에프아이에스를 디지털전문 자회사로 육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지주사 내 ‘사장직’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원덕 부사장과 함께 은행장 경쟁 후보였던 박화재 부행장과 전상욱 부행장보를 향후 지주 사장으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사장직은 지주 회장에 이은 ‘2인자’로 주요 자회사 CE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적극적인 사업포트폴리오 확장과 핵심성장부문 강화, 자회사 간 적극적 결집과 원활한 소통 역할이 주요 미션이다.

우리금융그룹은 현재 은행, 카드, 캐피탈 등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보험과 증권이 빠진 상태다.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투자증권 매각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증권과 보험사 인수가 시급하다. 

보험쪽에서는 ABL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XA손보, 롯데손보 등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쪽은 유안타증권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인수가 거론된다. 

사장직 신설을 통해 회장에게 집중된 업무와 권한을 일부 분산하고, 비은행 계열사를 성장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신한금융이 신설한 지주 부문장(CMO)과 유사한 역할이다.

이미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부회장직’을 도입해 비은행과 지주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부회장 자리는 은행과 비은행을 거쳐 경영 현안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을 지주로 불러들여 차기 회장 후보군을 양성하는 등 지배구조를 다지고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사장직 신설은 다른 금융지주처럼 2인자 자리를 만들어 후계자 키우기 등 안정적 지배구조 발판 마련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도 이번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향후 인사시 역동적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인적 쇄신 및 과감한 인재 발탁을 추진하고 CEO 경영승계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학연, 지연, 출신은행, 외부청탁 등을 과감히 배제한 인사가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서는 3월 주주총회에서 법률·ESG 분야 여성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이사진은 현재 사내이사(손태승 회장, 이원덕 부사장), 사외이사 6명(노성태·박상용·정찬용·장동우·신요환·윤인섭), 비상임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노성태, 박상용, 정찬형, 장동우 사외이사는 내달 임기가 끝난다. 

또 지주사와 은행 임원진 인사시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젊은 디지털부문 임원(CDO)을 외부에서 영입키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사에 대해 리스크관리, 자회사 인사 등은 경험과 연륜을 중시한 반면, 여성 사외이사와 디지털 임원 등은 외부에 문호를 개방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안정과 쇄신에 함께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도 “새 이사진 구성과 법률‧ESG 전문가 여성 사외이사 확충, 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CEO 후보 추천, 지주 사장직 도입, 젊은 디지털임원 영입 등을 통해 앞으로 완전 민영화에 따른 지배구조의 새로운 변화와 함께 그룹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추위의 추천을 받은 대표이사 최종후보들은 향후 각 자회사 이사회를 통해 자격 요건과 적합성 검증 후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