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항소심 선고동양·교보·삼성 등 바로미터패소시 1조원대 지급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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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보험(즉시연금) 미지급금 2심 소송 첫 판결을 하루 앞두고,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생보사와 가입자간 즉시연금 1심 소송에서 대형사들의 패소가 잇따른 가운데, 이번 항소심에서도 결과가 뒤집히지 않을 경우 이들의 1조원대 연금차액 지급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에셋, 9일 최종판결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즉시연금 2심 소송 최종판결이 오는 9일 서울동부지법에서 내려진다.

    일부 생보사들이 각사별로 진행 중인 항소심 중 첫 판결이 될 예정이다.

    즉시연금은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 전액을 한꺼번에 내고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다음달부터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만기 때는 처음 냈던 보험료를 돌려준다. 생보사들은 만기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지급 연금에서 사업비 등 일정 금액을 떼고 지급했는데, 약관에 이러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가입자들은 약관에 해당 내용이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보험사 대상 공동소송을 진행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산출방법서에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하고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 소송전 1심 결과를 보면 지난해 7월까지 소비자 측이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을 상대로 승소했지만,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승소하며 엇갈린 결론이 나왔다.

    새해 들어선 법원이 삼성생명 가입자의 손을 들어줬고, 다른 재판부에서도 소비자가 한화생명과 AIA생명을 상대로 승소했다. 현재 삼성·한화생명은 여러 건의 즉시연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까지 소비자를 상대로 패소한 보험사들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미래에셋생명의 첫 항소심 판결이 나머지 생보사들의 2심 결과에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항소심은 모두 합의부로 이뤄져 판결 결과에 대한 의미부여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단독부는 법관 1인이 최종 판결을 내리는 반면, 합의부는 법관 3인이 판결을 내린다. 지난 1심때는 삼성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 모두 단독부에서 심리를 받았다.

    ◆즉시연금 분쟁, 핵심 쟁점은?

    보험업계는 항소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산출방법서상 연금월액의 계산에 관한 부분'이 보험약관의 일부였는지, 설명 충족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10월 삼성·한화생명이 1심 판결 승소시, 당시 재판부는 산출방법서상 연금월액의 계산 부분이 보험약관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약관에서 '연금월액을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한다'라는 직접적인 지시문구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연금월액 산정 기준이 되는 연금계약적립액에 대해 산출방법서에 따라 계산한다는 지시문구를 두고 있는 점 ▲가입설계서에서 연금월액을 산출방법서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계산한다고 기재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당시 재판부는 설계사가 가입자에게 지급받을 수 있는 연금월액을 말하고, 이 금액이 달라질 수 있음을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판단했다.

    보험계약자가 지급받게 될 대략적인 연금월액, 공시이율 변동에 따라 연금월액이 변동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설명했으므로, 가입자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설명은 이뤄졌다 판단한 것이다.

    백영화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출방법서상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 공제 내용이 보험약관 일부를 이루었는지, 해당 내용과 관련해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설명의무를 이행했는지가 핵심적인 쟁점"이라며 "1심 법원들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어, 앞으로 진행될 소송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항소심 패소시 '1조 미지급액' 부담 불가피

    만약 항소심에서도 생보사들이 승기를 잡지 못할 경우, '1조원대 연금차액 지급'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2018년에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16만명에 약 1조원 가량이며, 삼성생명의 부담액(4300억원)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850억원과 700억원으로 전해진다.

    특히 삼성생명의 지급액은 연간 순익의 약 1/3에 해당하는 액수여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편,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2심 소송은 지난달 20일 서울고등법원서 변론준비기일이 열리며 시작됐다.

    동양생명 2심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며, 변론기일이 1회 열린 상태다.

    교보생명도 2심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배당된 상태며, 지난해 6월 항소장을 제출한 이후 변론기일이 아직 한번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