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현실화카드대출 5000억·보험 3000억·저축은행 1000억원 증가기업대출도 사상 최대폭 상승
  • ▲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정부의 강도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하지만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은 여전히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위원회의 '2022년 1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7000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5월(-1조8000억원) 이후 첫 마이너스 전환이다.

    업권별로는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4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세대출(1조4000억원) 중심으로 2조2000억원 늘었지만 기타대출(-2조6000억원)은 전월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3000억원 감소했다. 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은행과 유사한 상호금융 주담대가 1조1000억원 줄었다.

    반면 여전사 카드대출은 5000억원 늘었다. 보험, 저축은행도 전월 대비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지난달부터 2금융권에 대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된 만큼 2금융권 대출 급증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그동안 차주별 DSR은 은행권은 40%, 2금융권이 60%가 적용돼 20%포인트 차이만큼 2금융권에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달부턴 2금융권 DSR 기준도 50%로 낮아졌다. 또 DSR 산정시 카드론도 포함됐지만 은행권의 대출규제로 인해 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가계대출이 주춤한 사이 기업대출은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가계대출 규제가 기업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13조3000억원 늘어난 1079조원으로 집계됐다. 1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2조1000억원 늘어난 42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부채규모뿐 아니라 질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 급증으로 가계부실, 금융기관 충격 및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전문가는 "향후 글로벌 차원의 긴축발작 등 외부충격이 발생한다면 급증한 가계부채 리스크에 노출된 취약차주와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곤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사회적 문제로 확장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리스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