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사업 부진 영향 매년 적자 폭 커져네이버·카카오, 사업 본격화… 투자 위축 우려상용화 10~15년 돈 빨아들이는 블랙홀… 수익성 개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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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사명까지 변경한 ‘메타(前 페이스북)’가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메타버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네이버·카카오 등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 중인 국내 기업들의 청사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분석이 나온다.17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이달 초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하는 리얼리티랩스의 재무 상황을 최초로 공개했다.메타가 발표한 리얼리티랩스의 2021년 영업손실은 101억 9000만 달러(한화 약 12조 1913억 원)다. 앞서 리얼리티랩스는 2019년 45억 300만 달러, 2020년 66억 2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매년 적자 폭이 증가하는 추세다.문제는 메타버스 산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아직도 오랜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의 상용화까지 최소 10~1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업계에서는 메타의 부진한 실적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할 계획인 네이버·카카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네이버의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보유하고 있지만, 제페토를 출시한 네이버제트가 2020년 188억 9706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이에 네이버는 더 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메타버스 생태계 ‘아크버스’를 준비 중이다. 아크버스는 AI·로봇·디지털트윈 기술 융합을 통해 현실세계와 디지털세계의 데이터·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협업을 통한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유럽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카카오는 남궁훈 대표 내정자가 취임 전부터 메타버스를 일찌감치 글로벌 진출 키워드로 점찍었다.남궁 대표는 “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세상의 기술 혁신보다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의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카카오는 향후 게임 개발 계열사 넵튠이 진행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토대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IP, 카카오게임즈의 다양한 게임 라인업, 자회사 크러스트가 운영하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등을 결합한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할 전망이다.이처럼 메타버스는 플랫폼 기업들이 도전하지 않을 수 없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투자의 규모가 증가하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다만, 메타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수익성 개선이 여전히 요원한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의 공격적인 메타버스 사업 투자가 아픈 손가락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메타의 실적 악화 이슈가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현재 메타버스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인 만큼, 당분간 해당 사업에 대한 투자는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플랫폼 사업에서 선점 효과가 갖는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지속적인 투자는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