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中 CATL 아성 위협올 전기차 판매량 900만대, 전년대비 40%↑LG엔솔, 美서 고성장… 시장점유율 빠른 확대 눈길
  • 전기차(EV) 성장세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지난해 이어 올해 역시 장밋빛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SNE리서치는 중국 배터리사의 성장세에도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성장세를 지키며 선방했다면서도 올해 국내 배터리 3사가 차량용 반도체난 등 다양한 위협 요인에 맞서 성장세를 유지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전년 대비 40% 이상 오른 900만대, 2030년에는 2700만대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21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EV 배터리 공급량 순위는 LG에너지솔루션 2위, SK온, 5위 삼성SDI 6위다. SK온이 처음으로 삼성SDI를 역전했다. 공급량은 ▲LG에너지솔루션 60.7GWh ▲SK온 16.7GWh ▲삼성SDI 13.2GWh다.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 20.3% ▲SK온 5.6% ▲삼성SDI 4.5%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독보적인 배터리 생산능력(캐파·CAPA)으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수익성이 부진하겠으나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을 내다봤다. 내년부터 미국 공장과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성장해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현대차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올 1분기 매출액을 전분기대비 7.6%, 전년동기대비 3.6% 감소한 4조1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9%, 전년동기대비 76.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영향, GM리콜 대응, 물류비용 및 원소재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 시장이 기대보다 부진했다"면서도 "올해 1분기 실적은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매우 좋고 예상보다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객들과 반도체 이슈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또 내년은 미국 GM 1공장 가동하고 원통형을 대폭 증설해 충분히 성장 기대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인 중국 배터리업체 CATL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리하다는 기대도 덧붙였다. 
    강 연구원은 "CATL이 중국 이외 지역에서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자 최근 CATL 주가가 급락했다"며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의 고성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는 19조2000억원"이라며 "연간 EV 시장 수요 성장, 원통형 매출 확대, 고객사 반도체 수급 이슈 및 리콜 대응 물량 우선 공급 등을 모두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2위 자리는 수년간 삼성SDI가 점해왔지만, 후발주자였던 SK온이 최근 공격적인 투자로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며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SDI는 작년 처음으로 EV 배터리 연간 흑자를 시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과 달리 EV 생산능력(캐파) 확대에는 소극적인 행보다. EV 배터리 사업 의지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삼성SDI는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EV 배터리는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겠다"며 "헝가리 제2공장 증설과 미국 신규 진출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캐파 현황과 올해 투자액 비공개를 유지했다. 작년 캐팩스(자본적 투자)는 1조6977억원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6조1734억 원, 영업이익 1조4886억원을 낼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만 놓고 보면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삼성SDI의 매출액은 62%, 영업이익은 90%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지난 3분기 말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젠5(Gen5)' 고객 수와 모델 수가 늘어나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 확대되며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며 "2024년까지 중대형전지 생산능력을 연평균 30~40% 증설할 계획이고 매출액도 이에 따라 동일한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이어 "2025년부터는 미국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미국 합작법인을 세우는 성과가 더해져 더 빠른 속도로 도약할 수 있다"며 "앞으로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CATL과의 기업가치 격차를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흑자를 보인 반면 SK온은 큰 폭의 적자가 이어졌다.

    올해 4분기 분기 기준 흑자가 목표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6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500억원 확대된 수준이다. 양산을 앞둔 글로벌 공장 초기 가동 고정비, 연구개발비 등 판관비 증가,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폭이 커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기로 올해 4분기를 제시했다. 지난해 연간 3조원대의 매출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는 6조원 중반대 매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중 본격 양산을 시작하는 미국, 헝가리, 중국 옌청 공장의 가동이 안정화되면 2023년 이후 영업이익률도 지속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특히 2025년 이후 포드 합작공장을 통해 수익성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2025년엔 미드 싱글 디짓(한 자릿수 중반대)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