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작년 알선 수수료 1조원 돌파다이궁 영입 경쟁에 빠르게 수수료 상승세매출 늘었지만 비용 부담 커져… 한파 지속
  • 신라면세점 서울면세점.ⓒ호텔신라
    ▲ 신라면세점 서울면세점.ⓒ호텔신라
    장기화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면세업계가 위기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중국의 보따리상(다이궁·代工)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면세업계의 다이궁 유치 경쟁 속에 알선 수수료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11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알선 수수료는 1조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호텔신라 TR부문(면세사업)의 매출이 3조349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3분의 1이 알선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호텔신라의 기타영업비용은 1조2987억원으로 전년 대비 45.5%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호텔신라만의 일은 아니다.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호텔롯데는 아직 연간실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판관비는 1조1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전년 동기 대비 78.8% 증가했다. 여기에는 지급수수료가 84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2%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이들 비용은 대부분 다이궁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다이궁이 면세업계의 산소호흡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은 물론 외국인의 국내 관광이 사실상 막히면서 매출 대부분이 다이궁으로부터 발생했기 때문이다. 면세점의 입장에서는 다이궁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곧 매출을 좌우하는 척도로 자리하게 된 상황. 

    결국 면세업계가 앞다퉈 다이궁 영입 경쟁을 펼치면서 수수료가 전년 보다 몇 배나 오르게 된 셈이다.

    실제 이런 알선 수수료의 지출은 어느 정도 성과로 나타나는 중이다. 호텔신라의 TR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3조3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영업이익은 124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호텔신라 측은 지금까지 할인으로 제공되던 수수료를 알선 수수료로 전환하면서 비용이 과도하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지금까지 다이궁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중 일부는 구매가를 할인해주는 방식을 적용했었는데, 지난해 이를 모두 알선 수수료로 전환하면서 일부 착시효과가 있었다”며 “할인이 사라진 만큼 매출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알선 수수료의 증가는 부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연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이후 기대했던 관광이 막히면서 다이공 알선 수수료율은 약 40%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올해다. 연초부터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 1~2월에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방역 강화 방침에 따라 다이궁의 수요도 주춤하면서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언제까지 갈지 예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도 상당한 불확실성과 마주하고 있다”며 “시내면세점의 명품 브랜드의 이탈이 가시화되면서 여전히 쉽지 않은 영업환경에 놓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