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빠진 자본, 채권시장으로보유금액 221조9410억… 14개월 연속 경신주식은 빠르게 손절… 전월 2.6조 매도
  •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연합뉴스
    증시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는 외국인 자본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국채금리가 상승기조를 이어가는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불안정한 유럽시장에서 유입되는 자본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2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2조580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상장 채권에는 6조4270억원을 순매수했고, 2조4770억원을 만기상환했다. 상장채권 순투자금은 3조9500억원에 달한다. 전달 순투자액 3조6700억원에서 상승폭을 키웠다. 외국인 주식 매도세에도 채권투자액이 늘어남에 따라 전체 외국인 순투자 규모는 1조3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채권 보유금액은 221조941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14개월째 갈아치우는 중이다. 전체 채권 상장잔액 중 외국인 보유비중은 지난해 1월 7.3%에서 지난달 9.7%로 확대됐다.

    외국인들이 채권시장을 찾는데는 안정된 국채금리와 장기 투자처를 찾는 자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고채 금리(3년물)는 지난달 2.36%까지 치솟은 이후 2.2% 안팎을 유지 중이다. 지난달 외국인 순투자액 중 국채매입에 흘러간 돈은 3조8280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97%를 차지한다. 

    또 1년 미만 잔존만기 채권은 3320억원 줄어든 반면 1~5년 잔존만기 채권은 2조3050억원 늘었다. 5년 이상 장기 채권 순투자도 1조9770억원 순증했다. 국채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성향이 점점 뚜렷해지는 추세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에서 1조8010억원이 유입됐고, 아시아에서 1조2940억원을 투자해 강세를 보였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에서 원화채 투자세가 늘고 있다"며 "우량 신용도를 보유한 국가의 채권인데다 금리도 높아 투자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쟁 속 미국 이외 국가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주식시장 역시 약세를 보였지만, 한국 국채금리는 미금 금리와 함께 동반 하락 경로를 따랐다"며 "지금까지느 우크라이나 사태로 확인할 수 있는 한국 국채가 금융시장에서 지닌 위상은 안전자산인 셈"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