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대주주 희비롯데손보, 2년만에 흑자전환KDB생명, 경영상황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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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둔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의 희비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된 롯데손보는 2년여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KDB생명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경영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1233억원, 영업이익 133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말 대주주가 롯데그룹에서 JKL파트너스로 변경된 지 2년만이다.

    지급여력(RBC) 비율도 180.3%로 대주주 변경 직후인 2019년말 171.3%에 비해 9.0%p 개선됐다.

    손해률이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신계약가치율이 높은 장기인보험 비중을 늘린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 장기보장성보험 매출은 12.5%가 늘어 1조 689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사옥 매각을 통한 자본확충도 흑자전환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남창동 본사 사옥을 2240억원에 팔았다.

    74년생으로 보험업계 가장 젊은 CEO인 이은호 대표체제도 안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올리버와이만 상무, AT커니·PwC컨설팅 파트너를 역임했으며,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인수 당시 컨설턴트로 회사 가치 전략을 수립했다.

    KDB생명은 정반대로 여전히 대주주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JC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서류를 접수했지만, 해를 넘긴 지금까지 최종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당국에서 JC파트너스 자금조달 여력이 크지 않다 보고있는 탓이다. JC파트너스는 MG손해보험도 보유하고 있으나, 최근 당국과 확약한 1500억원 증자가 계속 미뤄지면서 재무건정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주요 주주인 칸서스자산운용과의 내부 균열음도 커지고 있다.

    칸서스 측은 최근 법원에 경영권 지분 주식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매각 기한이 지난해 12월말로 이미 종료됐음에도 JC파트너스가 산업은행과 독단적으로 매각기한 연장에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JC파트너스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재매각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는 요구다.

    경영상황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월납초회보험료는 19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42억원 가량 줄었으며 순익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RBC비율도 전년대비 16%p 하락한 184%로 생보사 중 가장 열악한 수준이다. 내년 변경된 회계 기준이 도입된다면 정상적 경영활동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력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만 200명이 넘는 전속채널 설계사와 6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노조 관계자는 "영업, 투자, 상품개발 등 모든 경영활동이 중단된 상태로, 경영상황이 지속 악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KDB생명은 이달말 주총을 열고 최철웅 대표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최 대표의 임기는 1년으로, 사실상 임시 대표직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선임 당시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태여서, 대주주 변경이 마무리될 때까지만 대표직을 수행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당국의 적격성 심사가 미뤄지며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