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연내 美서 '삼성 엑세스' 서비스... 국내는 미정애플, 론칭 '저울질'... 가격허들 높은 아이폰 고객 확대 차원평균 주기 '4년'... 100만원 넘는 프리미엄폰 인기도 '시들'신제품 수요 키우고, 시장 확대까지 '구독 서비스'가 답
  • 삼성 갤럭시S22 시리즈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갤럭시S22 시리즈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가 3년 이상으로 길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새로운 실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매달 일정 요금을 내고 기기를 이용하다가 원하는 시점에 신제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지속적으로 키우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최근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신규 론칭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는 매달 일정 금액의 요금을 내면서 최신 폰을 소유하지 않고 사용하는 개념으로, 원하는 시점까지 제품을 사용하다가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 쓸 수 있다는 점이 주된 특징이다.

    우선 삼성이 미국에서 이 같은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이 구독 서비스를 '삼성 엑세스'라고 이름 짓고 올해 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20년 미국에서 이미 이 구독 서비스를 시행했던 삼성은 이를 보완한 새로운 버전의 삼성 엑세스를 재출시하는 차원이다.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던 삼성 엑세스는 이번에도 국내 출시는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앞서 2020년에 구독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대표 모델인 갤럭시S20 시리즈에 모델별로 매달 37~48달러 가량의 구독료를 책정했다. 올해 이 서비스가 다시 시작되면 구독 가능 제품 라인업은 갤럭시S 모델부터 폴더블폰까지 다양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구독료 범위도 넓어져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도 올해 내에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를 내놓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애플은 삼성보다 고가 스마트폰 판매를 중점에 두고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미드레인지(Mid-range) 시장에선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게 한계점으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폰SE'와 같은 중가 스마트폰 제품을 출시하고도 있지만 여전히 가격 허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중저가 시장에서 크게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애플이 가격허들을 가장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영리한 방법 중 하나로 구독 서비스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신형 아이폰을 매월 50달러 미만 수준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아이폰 고객층과 판매국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애플이 진행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와 연계해 보다 쉽게 유저들을 잡아둘 수 있는 '락인(Lock-in)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렇게 삼성과 애플이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면 주로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격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이 서비스를 운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생각보다 성장 정체 현상이 심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성장세를 되찾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가로막았던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신제품 수요를 계속해서 키워갈 수 있다는 점도 구독 서비스 탄생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도입 초기에만 해도 폰 교체 주기가 2년 미만으로 소비자들이 최신형 스마트폰에 대한 열망이 컸지만 최근엔 이 주기가 4년에 가까울 정도로 길어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33개월로, 지난 2014년(23개월) 대비 10개월이 늘었다고 봤는데 현재는 이 주기가 3년 이상으로 커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과거 이동통신사들도 24개월을 기준으로 약정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이 약정을 대부분 36개월 이상으로 전환하는게 대세로 떠올랐다. 약정은 24개월까지로 하더라도 실제 사용은 그 이후까지 이어져 요금 할인을 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매해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놔야 하는 제조사들은 공들여 신제품을 개발해 선보여도 기대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으로 고민해왔다. 게다가 신제품에 최신 기술과 부품을 적용해도 높아진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신제품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 것도 문제였다.

    이번에 삼성과 애플의 구독 서비스가 얼만큼 자리 잡느냐에 따라 전체 스마트폰 구매 패턴이 완전히 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통사를 통한 스마트폰 구매가 대부분이었다가 최근엔 자급제 폰 비중이 크게 높아졌고 여기에 구독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또 다른 큰 축을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