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벤처캐피탈 설립… 투자처 물색 중초기자본 5000만원, 투자계획 확정 후 투자 늘릴 듯식품업계 CVC 설립 이어져… 신 성장동력 확보 경쟁
  • SPC그룹이 기업형벤처캐피탈(CVC) SPC벤처스를 설립하고 투자처 찾기에 나섰다. SPC그룹이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신기술 펀드에 투자한 적은 있지만 직접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C그룹이 보다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말 SPC벤처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투자 준비에 나서는 중이다. 초기 자본금은 5000만원 수준이지만 향후 투자처 확정 등에 따라 추가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SPC벤처스는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 및 융자, 경영 및 기술의 지도, 컨설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다. 본사 위치는 성남시 파리크라상 공장으로 첫 대표이사는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가 겸임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국내의 유망한 청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통해 기존 사업과 연계할 지점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식품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VC는 대기업에서 전략적 목적으로 독립적인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을 말한다. 통상 VC는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벤처기업 지분에 투자한 뒤 기업이 성장하면 지분을 매각하면서 차익을 얻는 구조다. 하지만 CVC는 투자수익 외에도 모기업의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인수합병(M&A)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식품업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CVC의 설립을 추진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페러다임 변화에 대한 신기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지주회사의 CVC 보유가 허용되면서 주요 그룹의 CVC 설립도 이어지는 중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이 지난 2월 일부지주회사 중 처음으로 CVC인 동원기술투자를 설립했고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전략기획실 산하에 CVC 역할을 하는 ‘뉴 프론티어팀’을 신설하고 식품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신세계그룹이 지난 2020년 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설립했고 롯데그룹은 2016년 롯데벤처스를 설립하면서 현재까지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푸드테크가 새로운 성장분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식품업계에서도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라며 “얼마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10년, 20년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감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