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 경신...78조원대 '성큼'영업이익, 2018년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아...반도체서 절반 이상 나와컨퍼런스콜서 DS부문 우려 쏟아져..."12나노 D램 중도포기 없다"파운드리 4나노 초기 수율 문제 대부분 해결..."고객사 확보 문제 없다" 일축
  • 삼성전자가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세우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도 러시아발(發) 지정학적 불안과 원자재, 물류비 상승 등의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글로벌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장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 관련 우려에 대해서도 과도한 수준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28일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7조 7800억 원, 영업이익은 14조 12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5%, 영업이익은 50.5%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3분기에는 74조 원대, 4분기에는 76조 원대 매출을 내며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는데 올 1분기엔 이들 기록을 다시금 깨고 78조 원에 가까운 실적을 보여줬다.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으로 반도체 슈퍼호황이 있었던 지난 2018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록을 이끈데는 역시나 반도체가 중심에 있었는데 삼성전자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8조 5000억 원)을 차지했을 정도다. 반도체 영업이익 중에서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은 7조 5000억 원으로 거의 대부분이었다.

    올 초 출시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2' 시리즈의 판매 호조도 삼성전자 1분기 호실적에 기여했다. 스마트폰·네트워크 사업 부문(옛 IM부문) 영업이익은 3조 8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43.6% 증가했다. 게임옵티마이징시스템(GOS) 논란에도 불구하고 초기 흥행에 성공했지만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적어 지난해 같은 기간(4조 3920억 원) 대비 이익 규모가 다소 줄었다.

    삼성전자가 앞서 지난달 잠정실적을 발표해 지난 1분기 성적표를 미리 공개한 덕에 이번 실적발표와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는 2분기와 올 하반기 사업 전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특히 지난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으로의 경영 여건을 예측하는데 한계가 커졌고 이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우선 이번 2분기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물류 이슈, 원자재 수급 난항 문제 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DS부문은 견조한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DX부문도 스마트폰과 TV 신제품 판매 확대와 프리미엄 리더십을 이어가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이후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자재 수급이나 주요 부품 조달에 있어서 글로벌 공급망(SCM)을 활용해 이 같은 거시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부품 조달이나 원자재 수급 이슈에 큰 우려를 할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인텔을 꺾고 반도체 최강자 자리에 오른 삼성의 DS사업에 대한 우려와 걱정도 다수 제기됐지만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안정적으로 기술 개발과 고객 유치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 삼성 평택 파운드리 팹 전경 ⓒ삼성전자
    ▲ 삼성 평택 파운드리 팹 전경 ⓒ삼성전자
    삼성은 최근 시장에서 돌고 있는 12나노 D램 연구·개발(R&D)중도 포기 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으며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따라 개발을 진행해 기존에 정한 양산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D램 공정 난이도가 급격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EUV 같은 신기술을 도입하다보면 일부 계획이 변경되기도 한다"며 "수율 안정성과 원가 절감으로 디자인 최적화가 되는 과정은 과거에도 있었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 관련해서도 시장에서 나오는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시장과 업계에선 삼성 파운드리의 수율이 예정대로 안정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과 퀄컴 등 주요 고객사 이탈 문제가 이슈가 된 바 있다. 삼성은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를 따라잡아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이 같은 시장의 우려가 사실과 다르고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4나노 공정은 초기 수율 램프업(생산량 확대)에서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안정화 작업에 조기 착수해 현재는 예상한 수율 향상 곡선에 진입한 상태"라며 "3나노 공정은 수율 램프업 기간을 기존 대비 단축하는 동시에 공급 안정화를 추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고객사 이탈 문제에 대해서도 논란을 일축했다. 강 부사장은 "현재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가 당사 생산능력 이상으로 견조한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수의 주요 고객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안정적 팹 운영으로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부가 향후 5년 간 확보해놓은 수주 잔액이 지난해 매출의 8배 규모라는 점을 강조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더불어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고 모바일 외에도 고성능 컴퓨터(HPC), 네트워크, 오토모티브 분야에서도 신규 수주와 고객 확보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반기에도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은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메모리 사업에서 서버 수요가 강세를 나타내고 하반기 모바일 신제품 출시로 해당 분야에서 수요 회복이 기대되면서 전반적인 부품사업은 시황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DX사업은 여전히 원자재값과 물류비 부담이 높은 상황이지만 프리미엄 라인업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서 수익성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