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쌍끌이' 가전·TV, 분기 사상 최대 매출'원자재값·물류비' 부담 지속… 수요 감소 우려"프리미엄 수요 강세 여전"… '매출 확대·수익성 확보' 핵심 동력 떠올라
  • LG전자 업(UP)가전 라인업 ⓒLG전자
    ▲ LG전자 업(UP)가전 라인업 ⓒLG전자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펜트업(pent-up) 수요 효과를 올 1분기에도 톡톡히 누렸다. 가전과 TV 수요 확대로 승승장구하던 지난 2년을 뒤로 하고 이제는 점차 사라지는 펜트업 효과를 메꾸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명운을 건다.

    LG전자는 28일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1조 1114억 원, 영업이익은 1조 880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해 역대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롭게 썼고 영업이익도 일시적으로 발생한 특허수익 덕에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LG전자 실적을 이끈 것은 역시나 가전(H&A)사업과 TV(HE)사업이었다. LG전자 가전 사업 매출은 8조 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476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 가량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8% 가까이 줄어든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1분기에는 가전사업 영업이익이 9000억 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TV사업 매출은 지난 1분기 4조 649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부터 6분기 연속 4조 원대 매출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1884억 원으로 가전사업과 마찬가지로 전 분기 대비로는 1.3% 가량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5% 넘게 줄어든 결과를 나타냈다.

    가전과 TV사업 모두 프리미엄 제품들을 중심으로 판매에는 호조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에선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신가전과 스팀가전 등 전 영역에서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전 지역에서 LG전자 가전이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는데 특히 프리미엄 제품 니즈가 큰 북미와 유럽에서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TV도 올레드와 초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수익성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복잡해진 대외 변수에 발목을 잡힌 모습이다. 올해는 연초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가뜩이나 문제가 됐던 원자개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물류에도 비상이 걸려 비용 부담을 더 키웠다.

    특히 LG전자 가전과 TV에서 주로 사용되는 철강, 레진, 구리 등이 원자재에서 가격 압박이 거셌다.

    LG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철강재 가격은 매우 상승했고 레진도 유가 상승에 맞물려 원가 상승 압박이 있다"며 "구리도 칠레와 페루 등지의 광산에서 발생된 이슈로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같은 원가 압박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이 올해부턴 실적에 가시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파트너십으로 시장 가격 대비 낮은 가격으로 원자재를 구해오고 있고 원가 절감형 소재로 변경하는 등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이슈를 돌파하고 있다"고 밝혔다.
  • LG 올레드 에보 ⓒLG전자
    ▲ LG 올레드 에보 ⓒLG전자
    2분기 이후에도 원자재와 물류 비용 상승 문제는 이어질 전망이다. 물류의 경우 장기 계약 선사 등으로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향후 미국 서부 항만 노조의 파업 이슈와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이슈 등이 변수로 작용할 여지는 여전하다.

    LG전자는 "매출 성장과 판가 인상, 비용 투입 최적화 활동 등으로 견조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지난 2년 간만큼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데 있다. 지난 2년 간 가전과 TV 판매를 견고하게 지탱한 펜트업 수요가 사실상 끝나간다는데는 LG전자도 내부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바다.

    LG전자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TV의 경우 중국 주요 도시 봉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글로벌 수요 둔화가 확실한 현상이 됐다"고 했고 가전시장에 대해서도 "국내 가전 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표현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확대된 글로벌 가전 시장 규모도 초기와 달리 감소될 조짐"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 같은 대외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선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를 더 확대하는 것만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LG전자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TV시장에서 1000달러 이상 제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이라며 "프리미엄 시장 수요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제품의 매출 확대를 통해 한자릿수 중반대의 성장세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가전 또한 올 초 선보인 업(UP)가전 라인업에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소비자 개인의 니즈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상품으로 승부수를 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