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0.3~0.4%p 올리자5대은행 수신 542조… 15% 증가금리경쟁력 앞세웠던 인뱅들 비상
  • ▲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 시중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직장인 A씨는 한동안 토스뱅크에 넣어뒀던 여윳돈 1억원을 주거래 시중은행으로 옮겼다. 한달에 14만원(연 2%) 남짓 나오는 이자를 생활비로 옮겨쓰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이제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A씨는 "앱 하나로 은행, 주식,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 유혹에 노출되는 것 같다"며 "당분간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대폭 올리면서 여윳자금이 몰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4월 말 저축성 예금은 772조5358억원으로 전달보다 77조8957억원 증가했다. 한달새 15%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시중은행에 뭉칫돈이 몰리는데는 기준금리 인상과 연동해 예적금 금리를 0.3~0.4%p 가량 인상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0.25%) 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은 최고 2.80% 금리를 제공한다. 예금한도액이 없는 'WON예금' 상품은 2.2% 금리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의 'Star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정기예금은 2.1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2.1%다.

    금리 경쟁력으로 시중은행과 경쟁을 벌였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고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 금리는 2.0%, 케이뱅크는 2.1% 수준으로 시중은행에 비해 낮아 추가 인상을 저울질 하고 있다. 다만 2% 금리의 입출금통장만 운영 중인 토스뱅크는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에 비해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한 인뱅들에게 수신금리 인상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여기에 가계대출은 꾸준히 감소세인 것도 이자 마진을 줄이는 요인이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여신 규모는 25조9651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케이뱅크는 7조8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7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5조8000억원 줄었지만, 기업대출이 18조6000억원 증가해 2분기 실적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증시위축 등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지며 시중은행으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2% 이상으로 오르면 예적금 금리 상단도 4%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