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대형건설 6사 실적 분석…영업익 평균 15% '뚝' 삼성, 대형프로젝트 본격화…대우 全부문 성장에 선방해외프로젝트 차질-대형현장 준공-원자잿값 상승 등 하락세"원자잿값 상승 여파 제한적…새정부 출범 수혜 기대감"
  • ▲ 광주 북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연합뉴스
    ▲ 광주 북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연합뉴스
    주요 상장건설사들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우려했던 원자재가격 상승 여파는 제한적이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해외현장 지연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에 따른 공사일수 감소 등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9일 상장 대형 건설 6개사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의 1분기 매출은 모두 14조36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3조2719억원에 비해 5.75% 늘어났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조600억원에서 8951억원으로 15.5% 줄어들었다.

    이들중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한 곳은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1분기 1350억원보다 14.8% 증가한 155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면서 2019년 2분기 1580억원 이후 11개 분기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도 2조7750억원에서 3조190억원으로 8.79% 늘었다.

    삼성물산측은 "카타르 LNG 터미널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의 본격화와 하이테크 진행 현장 공정 호조 등으로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6개사중 유일하게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선방했다는 평이다.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294억원에서 올해 2213억원으로 3.53% 줄어들었고, 매출은 1조9390억원에서 2조2495억원으로 16.0% 늘어났다.

    이라크 Al Faw, 나이지리아 LNG Train 7 등 해외 사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분양 물량 증가에 따라 주택건축 부문 매출도 증가하면서 전 사업 부문의 매출이 상승했다.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든 것은 지난해 1분기 주택건축 현장의 원가율 개선 요인과 해외 플랜트 현장 실적 등 약 780억원에 달하는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HDC현산 등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GS건설은 매출 2조3759억원, 영업이익 15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2조141억원)은 1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766억원)은 13.0% 줄어들었다.

    GS건설측은 영업이익 하락에 대해 지난해 주택부문에서 선착공 물량이 약 1만가구에 달하면서 원가율 산정이 늦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은 플랜트 부문에서 48.6% 줄어들었지만 건축·주택부문에서 40.7% 증가하면서 선방했다.

    현대건설은 매출 4조1453억원, 영업이익 17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4조1495억원)은 0.10%, 영업이익(2008억원)은 14.6% 각각 감소했다.

    현대케미칼 HPC 공장과 개포주공8단지(디에이치 자이 개포) 등 국내 대형현장이 준공함에 따라 국내 매출액이 2374억원(8.64%) 감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 ▲ 1분기 상장 대형건설 6개사 잠정 영업실적. ⓒ뉴데일리경제
    ▲ 1분기 상장 대형건설 6개사 잠정 영업실적. ⓒ뉴데일리경제
    DL이앤씨는 매출 1조5147억원, 영업이익 12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1조6996억원)은 10.8%, 영업이익(1997억원)은 37.0% 각각 줄어들었다.

    매출은 플랜트부문의 러시아 프로젝트 공사 지연 영향(-52.9%)과 자회사 DL건설의 매출 하락(-20.2%) 영향으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주택 부문 원가율 상승(78.8→82.0%)과 DL건설의 실적 악화(-93.8%) 등으로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출 7317억원, 영업이익 6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6946억원)은 5.3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1184억원)은 42.4%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손실 1754억원을 선반영했음에도 자체사업 감소, 일반분양 연기 등으로 실적이 크게 휘청거렸다. 최근 '화정 아이파크' 8개동 전면 철거 및 재시공을 결정함에 따라 약 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실적 전망도 어둡다.

    우려했던 건설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는 제한적으로 분석됐다.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 발표에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주요 건설 자잿값 폭등이 건설사 1분기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조사에 따르면 1분기 △철근 43.2% △합판 24.4% △시멘트 11.2% △판유리 7.0%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은 전년대비 5% 이상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앞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건자재 가격 상승률이 2008년 30.2% 이후 최고 수준인 28.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업 수주금액은 공사가 진행되기 전에 원자재 필요 수량에 예상 단가를 곱해 예상원가를 낸 뒤 이에 적정마진을 붙여 산정하는 구조다. 즉 견적 시기와 실제 건설자재 투입 시기가 다른 셈이다. 통상적인 가격 상승은 반영되지만, 급격한 변동은 공사 예상 원가율을 떨어트릴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우려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실적 감소에 제한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택 부문 매출총이익률이 1% 수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건설사 영업이익 감소세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분기 이후부터는 새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 본격화와 국내 및 해외의 대형 현장 수주 등을 통해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정부가 주택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강조하면서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재건축 정비사업 시장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2분기에 들어서면서 DL이앤씨와 DL건설 모두 주택 부문 신규수주가 반등하고, 하반기에는 DL이엔씨의 토목 및 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해외 신규수주가 집중될 예정으로, 연간 수주목표는 계획대로 달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올해 대형 현장의 매출이 하반기 집중돼 있다"며 "2분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공사, 파나마 메트로 공사 등 해외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1분기 6개사의 신규수주액은 모두 21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 19조원에 비해 8.99% 증가했다. GS건설이 1조8110억원에서 3조3910억원으로 87.2% 급증했으며 현대건설 30.4%, 대우건설 24.4% 등도 크게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