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뱅크, 52주 최저가…시총 64조→31조 무늬만 금융주?… 금리인상기 주가 역주행 성장성 한계·수익성 하락·새 정부 규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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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뱅크
    '카카오 금융'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 한때 64조에 달했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11일 기준 31조로 반토막이 났다.

    특히 카뱅은 지난해 코스피 입성과 동시에 KB금융, 신한금융을 제치고 은행권 시총 1위에 올랐으나 채 1년도 못되어 3위로 떨어졌다. 

    카뱅의 주가하락은 예정된 수순이란 관측이 많다. 애초 주식시장에 등장할 때부터 은행주보다는 성장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만큼 성장동력 하락에 따라 주가도 곤두박질쳤다는 의미다.

    이는 보통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들이 금리 인상기 주가가 오르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은행주는 금리 인상에 따라 예대마진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이 확대된다.   

    실제 은행주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서 고평가 받고 있다. 이자수익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목표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IBK투자증권은 7만8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8만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신한지주 역시 IBK투자증권은 5만5000원으로, 메리츠증권은 5만1000원으로 기대치를 높였다.

    반면 카카오뱅크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카뱅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키움증권은 5만7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14% 내렸고 메리츠증권은 5만3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9.4% 내렸다. 

    지난 1분기 88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나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약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과 플랫폼을 양 손에 쥐고 달리는 상황서 뚜렷한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카뱅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대출금 연평균 성장률이 60%를 넘었으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타격이 컸다. 지난해 대출 증가폭은 27.3%에 그쳤고 올해 여신 성장률 목표치는 10%대 중후반으로 더 낮춰 잡았다. 

    시장에서는 고신용자대출 재개없이는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섣불리 고신용자대출을 재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카뱅은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개인사업자대출 및 가상자산거래소와 제휴 등을 모색 중에 있다. 올 4분기부터 개인사업자 수신 및 대출 상품 출시로 기업시장에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올초부터는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와 접촉하며 제휴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현재 원화마켓에 진출한 5대 코인 거래소는 각각 1곳의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어 신규 진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과 연계해 대출 성장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대출성장세로 몸집을 불려온 카뱅으로서는 신성장동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