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재단 "비트코인 8만개 가격방어에 사용"남은 코인 300여개 뿐… 손실보전 막막국내 투자자 20만명… 피해규모 수십조
  • 루나재단이 테라와 루나의 가격 방어에 비트코인 8만개를 쓰고도 폭락은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루나재단이 비트코인을 처분해 사태를 수습해줄 것이라 본 투자자의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20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투자자의 손실 보전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17일 테라·루나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지원하는 루나재단(LFG·루나파운데이션가드)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테라 가격 방어에 소진했음을 알렸다. 

    즉 자체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하기 위해 3조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처분해 테라와 루나를 사들였으나 99%의 폭락은 피하지 못했다. 

    루나재단이 이날 기준 보유한 가상자산은 △313비트코인(BTC) △3만9914바이낸스코인(BNB) △197만 3554아발란체(AVAX) △18억4707만9725테라USD(UST) △2억 2271만3007루나(LUNA)다. 

    폭락장이 펼쳐지기 전인 이달 7일 기준으로는 △8만394비트코인 △3만9914바이낸스코인 △2628만 1671테더(USDT) △2355만5590USD코인(USDC) △197만 3554아발란체 △69만7344테라USD △169만1261루나를 가지고 있었다. 

    단 10일 만에 8만여개의 비트코인을 비롯해 테더와 USD코인 전량을 팔아치웠다. 대신 테라USD와 루나를 매수해 가격 방어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루나재단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가치는 7일 31억달러(약 4조원)에서 현재 약 8700만달러(1100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루나재단은 "남은 자산은 테라 소액 보유자에게 우선 보상하는데 쓸 것"이라며 "다양한 배포 방법을 논의 중으로 곧 알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자 보상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한때 시총 50조원에 달했던 가상자산이 휴지조각이 된 상황서 보상할 자산의 가치가 턱없이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보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현재 보유 이력만 따질 경우 이미 손해를 보고 매도한 투자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에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만 약 20만명, 증발한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한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지난 14일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줘 참담하다"면서 테라 생태계 부활을 위한 신생코인 10억개 발행을 예고하자 업계의 비판이 들끓었다.

    세계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테라 생태계 부활은 희망사항일 뿐"이라 했고 도지코인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는 "새 희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코인을 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