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코로나 끝나도 단축 유지"금융당국 "디지털 취약자 배려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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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인한 영업제한 등 거리두기가 끝났지만 은행권은 지점영업시간 정상화 대신 단축시간을 계속 유지하려는 분위기다. 

    디지털금융 확산 등을 이유로 영업시간 단축을 원하고 있는 건데 금융당국에서는 국민 편의를 위해 영업시간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기조라 금융당국과 금융권 간 진통이 예상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노사는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를 포함한 코로나 방역지침이 해제된 경우 산별중앙교섭을 통해서만 영업시간 단축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금융노조는 이 문구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실질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7월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영업시간을 오전과 오후 30분씩 1시간 줄여 운영하고 있다.

    단축영업에 따른 은행 내부 반응은 호의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영업시간 단축으로 시중은행들은 시간외수당 등 수백억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워라벨 문화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은행원들 역시 영업시간 단축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여론 일각에서는 국민의 은행업무 이용에 불편을 끼치기 때문에 방역지침 완화에 맞춰 운영 시간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령자 등 디지털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디지털 취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금융권은 국민 여론의 추이를 살펴본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노조가 주4.5일제 도입과 점심시간 동시사용 도입을 주장하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근무시간 단축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며 “은행 사측도 비용절감 측면에서 영업시간 단축에 호의적이라 여론이 들끓지 않는 이상 영업시간 단축이 고착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금융노사는 이달 중 영업시간 단축해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