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99% 폭락, 가상화폐 시장 '패닉'약 58조 규모 시가총액 '증발'… 국내 피해자 28만명ICT 업계 서비스 'P2E', 'NFT' 생태계 불신 확대 등 악영향컴투스 가상화폐 'C2X' 반토막, '위믹스', '마브렉스', '네오핀' 등 최대 80%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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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마켓캡 홈페이지 화면 캡쳐
    스테이블코인 테라(UST)·루나(LUNA) 폭락 사태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는 최근 99% 이상 가격이 폭락한 루나와 테라에 대한 거래 중단과 상장 폐지 조치에 나섰다.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약 58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은 국내 손실 규모로 루나 이용자 28만명이 700억개 정도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테라와 루나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테라는 미국 달러화 등 전통자산과 1대1 가치 연동을 목표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루나는 소각을 통해 테라의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는 코인이다.

    테라와 루나 사태가 커지면서 다른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연쇄 붕괴 우려 등 가상화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코인 시장이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은 3만 달러대로 반토막 났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일시적으로 1달러 가치를 하회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ICT 업계가 서비스 중인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NFT(대체 불가 토큰) 생태계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탈중앙화금융(De-Fi)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생태계가 가장 활발하게 형성한 분야다. 국내 P2E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화폐 가치는 테라·루나 가치 폭락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이다.

    특히 컴투스그룹의 가상화폐 ‘C2X’는 테라 사태로 가격이 반토막났다. C2X가 테라 메인넷(블록체인 네트워크)을 바탕으로 구성돼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테라폼랩스에서 테라 메인넷의 신규 블록 생성을 중단하면서 컴투스그룹은 메인넷 교체를 결정했다.

    테라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게임사들의 가상화폐 가치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코인, 네오위즈의 ‘네오핀’ 등 P2E를 내건 게임사들의 코인이 최대 80%까지 하락하며 급격한 가격 변화를 겪었다. 해당 코인들이 메인넷으로 이용하는 카카오의 클레이튼의 ‘클레이(KLAY)’도 12일 43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가상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NFT 시장도 덩달아 피해를 봤다. NFT는 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하기 때문이다.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테라 사태 직전과 비교했을 때 30% 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NFT 시장도 붕괴 위험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테라 사태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NFT와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투기 거래가 만연하는 위험 분야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NFT와 가상공간 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액보다 높은 자산으로 되팔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며 투기 거래로 인한 가격 상승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테라·루나 사태를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 코인과 가상화폐 생태계 규제에 속도가 나고 있다. 미국은 재무장관이 직접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이 지급준비를 위한 자산 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2024년 법 시행을 목표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추진 중이다. 올해 글로벌 논의 동향을 충분히 고려해 정부안을 마련하고 내년 법 제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NFT를 특정금융정보업법(특금법)에 가상자산으로 넣어 규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의 붕괴가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규제와 더불어 웹3.0과 블록체인 생태계 관련 기술과 프로젝트들이 폄하되거나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