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작년 정부 전망치서 0.3%P↓… 내년 2.3% 하락물가 4.2% 상승 후 내년 2.2%로 안정… 국제유가 하락 전망취업자수 올 60만명대 큰폭 증가… 내년 기저효과 12만명대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부터 난관… 秋 "경제 매우 엄중한 상황"
  • ▲ 경기 하향.ⓒ연합뉴스
    ▲ 경기 하향.ⓒ연합뉴스
    '와이(Y)노믹스'(윤석열 정부 경제정책)가 첫해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령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소비자물가는 뛰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과 맞닥뜨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내놓은 올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가 전망한 3.1%보다 0.3%포인트(p) 낮다. 지난해 12월 비슷한 시기 발표한 KDI의 직전 전망치(3.0%)에서 0.2%p 낮춰잡았다. 올해 세계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말미암아 지난해(6.1%)보다 크게 둔화한 3.6% 성장에 그칠 거라는 최근 IMF 전망을 토대로 했다.

    그나마 투자 위축을 민간 소비 반등이 떠받칠 거로 전망하면서 내림폭이 줄었다. KDI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가운데 재정 지원 효과도 반영되면서 올해 서비스분야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반등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견실한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는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한 급등세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감소세를 보인 후 내년에 완만한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더 안 좋다. KDI는 2023년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올해 전망치에서 0.5%p를 더 내렸다. 수출 증가세 둔화를 이유로 들었다. KDI는 "수출과 수입은 국가 간 인적 이동이 점진적으로 재개되며 서비스 부문에서 개선됨에도 대외 여건 악화로 상품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경상수지는 수출입 물량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지난해보다 흑자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교역조건 개선에도 서비스수입이 크게 늘면서 흑자폭이 소폭 반등에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 유가.ⓒ뉴데일리DB
    ▲ 유가.ⓒ뉴데일리DB
    반면 물가는 올해 4%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경기 회복세와 국제유가 급등 영향을 반영해 4.2%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1.7%)에서 대폭 올렸다. KDI 전망치는 지난해 말 전망치를 내놓은 정부(2.2%)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 올해 2월 전망치를 제시한 한은(3.1%)은 물론 4월 전망치를 수정한 국제통화기금(IMF·4.0%), 아시아개발은행(ADB·3.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KDI는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2.2%로 하락하고 상승세가 완만해질 거라고 전망했다. 최근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기름값의 경우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가 올해 배럴당 105달러 수준을 유지한 뒤 내년엔 92달러쯤으로 소폭 하락할 것을 전제로 했다.

    취업자 수는 올해 대면서비스업이 회복하면서 60만명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내년엔 고용 여건은 양호하게 유지되겠으나 기저효과로 말미암아 증가폭은 12만명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실업률도 올해 3.1%로 지난해(3.7%)보다 크게 낮아진 후 내년에도 3.3%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KDI의 이번 전망은 다음 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 중반으로 성장률이 저하되고 물가는 4%를 웃도는 전망이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은 지난달 14일 금리인상 결정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물가상승률은 4%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적어도 2% 중후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첫해 민간 중심의 경제성장을 기치로 Y노믹스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KDI는 "원자재 수급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하거나 중국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수출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제약될 것"이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하고 경제기초여건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회복세가 제약되면 우리 경제 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첫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 전환,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리 경제는 매우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라며 "밀가루 가격 안정, 경유 가격 부담 완화 등 물가·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과제 발굴에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경윳값 오름세에 따른 운송·물류업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가 연동 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을 ℓ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내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