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현대重 노조, 건기·일렉 지회설립추진회의 개최지회 설립해 지부 권한 나누면 임협 등 분리 교섭 가능지난 4년간 지회 설립 번번이 부결…노조 세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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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지회 설립을 본격화한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이 지회로 분리되면 3사 1노조로 묶여 매년 진통을 겪는 임금 단체협상 방식을 각사별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이날 노조는 지회설립추진위원회의를 열고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 지회 설립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회 설립을 위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1월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모여 추진위를 꾸리고 교섭 대표 임명권, 재정권, 총회 권한, 단체교섭 체결 방법 등을 협의 중이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3사가 1노조로 묶여 있다.  

    3사가 한 노조로 묶여 있다 보니 임금협상 시 3곳 모두 타결돼야 효력이 발생한다. 3사 중 1곳이라도 부결되면 나머지 회사들은 가결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체제로, 노조 안팎에서는 구조적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잇달았다.

    지난 12일 열린 2021년 임금협상 2차 잠정합의안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62.5% 찬성으로 가결됐으나 현대건설기계는 53.08%, 현대일렉트릭은 54.44%로 각각 부결되면서 현대중공업 소속 조합원들은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의 재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반대로 지난해 진행된 2019년과 2020년 임금‧단체협상에서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조합원들은 1차 잠정합의안을 가결했으나 현대중공업에서 3차에 거쳐 합의안이 타결되면서 두 회사는 반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현대중공업이 지회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분할을 한 2017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년 간 지부 아래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지회를 두는 안을 8번 상정했으나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사측에서는 경영환경이 다른 3사의 공동 교섭은 불합리한 시스템이라며 각사별 분리 교섭해야 한다고 입장이다. 회사는 이달 초 본교섭 재개 전 노조 측에 3사 1노조 동시 교섭 방식을 개선해야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며 조건을 걸기도 했다. 

    노조 분리에 대한 첫발은 뗐지만 아직 방향성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노조 내부에서는 3사로 분리되면 노조의 결집력과 세력이 약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데다 지난 4년간 지회 설립을 위한 과정에서 유의미한 독립성 찾기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해결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지부가 갖고있는 권한을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지회로 나눠야 각각 독립된 노조 활동이 가능하다”며 “다만 지금까지 협의에 큰 진전은 없어 분리 여부나 시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동안 유지해온 3사 공동 타결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고 합의점을 찾다 보면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불발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